글로벌 자동차 '빅5' 올해 승자는… 현대차 VS 도요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자동차업체 간 생존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해 부진했던 일본 도요타가 올 상반기 판매 1위를 탈환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2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요타는 매출 1위에 올랐고 영업이익은 폭스바겐이 우위를 점했다. 현대·기아차는 4위 르노-닛산 판매량을 바짝 추격하면서 ' 빅4' 진입을 노리고 있다.

◆도요타, 상반기 판매 1위 탈환···2위 싸움 'GM vs 폭스바겐'

최근 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생산 목표를 1005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976만 대로 예상했다. 도요타는 상반기 497만 대(다이하쓰·히노 포함)를 팔아 GM(467만 대)을 제치고 2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 GM은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내주고 폭스바겐과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의 판매 격차는 22만 대에 불과하다. GM은 전년 대비 2.9%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폭스바겐은 8.9% 늘면서 하반기 성장세가 주목된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순위는 GM(903만) 폭스바겐(816만) 르노-닛산(803만) 도요타(795만) 현대·기아차(660만) 순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357만 대(현대차 218만·기아차 139만)를 팔아 작년 동기보다 11.9% 증가했다. 업계는 4년 만에 협상이 결렬된 노조의 부분파업이 조속히 해결되면 당초 목표로 잡은 700만 대(현대차 429만 대·기아차 271만 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395만 대를 판매한 르노-닛산은 프랑스 르노 자동차가 유럽 경기 악화로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한 133만 대를 팔았다.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닛산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262만 대를 판매했다.

◆도요타 매출 1위, 영업이익은 폭스바겐 우위

글로벌 빅5 그룹 중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도요타와 폭스바겐이 타이틀을 하나씩 가져갔다. 올 1~6월 도요타는 매출 11조2025억 엔(161조 원), 영업이익 5916억 엔(8조5000억 원)을 각각 달성했다. 도요타는 연간 기준 매출 310조 원, 영업이익은 14조5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폭스바겐이 도요타를 앞섰다. 폭스바겐의 매출은 작년보다 22.6% 증가한 954억 유로(130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65억 유로(9조5000억 원)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올 연말까지 글로벌 판매 890만 대, 영업이익은 17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각기 다른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하는 르노와 닛산 그룹은 매출 97조8800억 원, 영업이억 4조57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닛산이 4조7926억 엔(68조7800억 원)의 매출과 2684억 엔(3조8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르노는 209억3500만 유로(29조1000억 원)의 매출과 5억1900만 유로(7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66조4000억 원(현대차 42조1000억·기아차 24조3000억), 영업이익은 18.6% 증가한 7조1000억 원(현대차 4조8000억·기아차 2조3000억)에 달했다.

판매 규모는 5위지만 영업이익은 폭스바겐과 도요타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상반기 판매량의 85%가 수출이었고 해외 판매되는 신차 단가가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다" 며 "작년 상반기에 비해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데다 모델 간에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