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떨어지고 전셋값은 오르거나 보합세를 보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세가율(전세가격을 매매가로 나눈 비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KB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은 61.5%로 2002년 12월(65.3%)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의 전세가율은 52.4%로 2002년(55.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의 전세가율은 50.3%로 지난 6월 50%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방 5대 광역시의 경우 서울보다 전세가율이 더 높았다. 광주는 77%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대구(72.7%) 울산(72.3%) 부산(66.9%) 대전(64.7%) 등도 모두 전국 평균을 훌쩍 넘겼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 수요가 매수로 전환되면서 집값이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이 나빠 주택 거래가 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매수세가 일어나더라도 소형 위주일 것”이라며 “유럽발 재정 위기에 국내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당분간 주택 구매가 촉발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