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대한항공 7성급 호텔' 첩첩 규제 넘을까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서울 경복궁 옆 7성급 호텔 건설이 ‘서울시 심의’라는 복병을 만났다. 정부가 관련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다시 마련, 사업에 숨통이 트였지만 서울시의 깐깐한 인·허가 절차를 어떻게 통과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자체 숙박시설 설립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9일 “학교정화구역에서 보다 철저한 환경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시교육청에 밝혔다.

서울시 한옥보전조성팀 관계자는 “해당 부지가 포함된 ‘북촌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현 지침상 호텔은 허용되지 않지만 계획을 변경하려면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서울도심 호텔시설 확대 방침에도 불구, 서울시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모인 이 위원회가 보류나 부결, 수정보완 등의 의견을 내 사실상 호텔 설립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7성급 호텔 인·허가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간 입장차가 호텔 건립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대 국회에서 무산된 ‘관광진흥법’ 개정을 재추진해 지난 18일 입법예고를 마쳤다. 문화부는 총리실 규제심의, 법제처, 국무회의 등을 거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학교보건법상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학교로부터 200m 이내)’에 지을 수 없었던 관광숙박시설에 대한 특례 조항이 신설됐다. 유흥주점이나 위락시설 등이 없고 인근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건립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호텔에는 교육친화적인 문화시설이 많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49의 1 일대 부지를 2008년 삼성생명에서 매입한 후 최고급 부티크 호텔과 전통문화 공연장, 집회시설(전시장) 등을 포함한 ‘문화복합단지’ 개발을 계획해왔다. 지하 4층, 지상 4층, 연면적 13만7440㎡ 규모이다. 총 사업비만 7000억원에 달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