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주요 운용사의 '간판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경우가 많아 투자시 신중함이 요구된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지난 26일 기준)은 -4.22%였다. 최근 1개월(-3.40%), 3개월(-10.23%), 6개월(-9.97%) 성과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1년, 2년 장기 수익률도 -19.94%, -1.96%에 불과했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ETF, 법인전용펀드 제외)에서는 1조56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일부 대형펀드로는 자금이 대거 몰렸다. 그러나 대형 운용사 6곳 중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돈 간판펀드는 3개에 그쳤다.

올해 들어 1191억원의 자금이 몰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1[주식](A)'은 연초 이후 수익률도 -1.36%로 가장 선방했다. 3개월(-7.03%), 6개월(-3.83%) 수익률도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2년 수익률은 18.84%에 달했다.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3.62%로 선전했다. 3개월(-7.85%), 6개월(-7.94%)뿐 아니라 2년 수익률이 25.91%를 기록, 장기 성과가 특히 돋보였다. 자금도 연초 이후 1553억원이 유입돼 '간판 펀드' 중 가장 흥행몰이를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 펀드 중 하나인 '한국투자한국의힘 1(주식)(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20%로 간신히 평균을 넘어섰다. 2년 수익률도 -0.32%로 양호한 편이었으나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1.81%, -11.72%에 그쳤다. 올해 초부터 지난 26일까지 자금은 1363억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펜던스K- 3(주식)C 1'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1%였으나 1년(-23.59%), 2년(-7.74%) 등 장기적인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연초 이후 자금도 269억원이 빠져나갔다.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자 1[주식](종류 C 1)'는 연초 이후 992억원이 순유입됐으나 수익률은 -4.88%에 그쳤다. 3개월(-10.13%), 6개월(-11.07%), 1년(-20.08%) 수익률도 시장을 이기지 못했다. 2년 수익률은 5.78%였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행복을드리는자 1[주식]C1'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4%로 간판펀드 중 가장 크게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2년 수익률은 -0.06%로 선방했지만 1년 수익률은 -20.80%로 떨어졌다. 연초 이후 자금 유입은 26억원에 그쳤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주요 운용사의 간판펀드는 종목을 분산하기보다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종목 선정효과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단기 성과에 따라 장기 성과차이도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또 "올해 들어 자금 유입이 특정펀드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과거에 자금이 집중되면 단기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단기보다 중장기 성과와 수익률 변동, 자금 쏠림 현상 등을 예의주시해 투자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