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여섯 차례 경기회복기 가운데 가장 속도가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미 상무부의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인용, 2008년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기침체가 공식 종료된 2009년 상반기 이후 3년 동안 미국 경제는 6.7% 성장에 그쳤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2차대전 후 미국에 큰 경기불황이 닥친 것은 1970년, 1975년, 1980년, 1991년, 2001년, 2008년 등 모두 여섯 차례였다. 각각의 경기침체기가 끝난 이후 3년간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최근 3년간 성장률이 1982년 4분기~1985년 3분기 성장률(7.2%)보다 낮은 6.7%를 기록, 전후 최악의 회복 속도를 보였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4.1%(연율 환산 기준) 성장했지만 올 1분기 2.0%, 2분기 1.5%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WSJ는 “정부 지출 감축과 기업 투자 위축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부진한 것이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 둔화가 특히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유럽 위기가 심화되거나 내년 초 미국에서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감축에 따른 ‘재정 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