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주 등 잭팟 한 번 더…김승연 한화 회장 "하늘에 맡기겠다"
“하늘에 맡기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8일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태양광, 이라크 사업 등 돌봐야 할 일이 많다’는 질문에 생각에 잠겨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이같이 대답했다. 김 회장은 이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바그다드로 출국했다.

김 회장은 이라크 재건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9조4000억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그는 지난 16일 열린 결심공판의 최후 변론에서 “7년여에 걸쳐 진행되는 이라크 사업은 관계 중소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고 5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라크 총리와 만난 후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예정지를 직접 둘러보고 2~3일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노타이 양복 차림으로 김포공항에 들어선 김 회장은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셋째 아들 동선씨도 함께 출국했다.

김 회장은 5월30일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 계약식 때도 동선씨와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지난 24일 먼저 이라크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바그다드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만나 태양광 및 정유·담수화 등 플랜트 사업 수주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800억달러의 대규모 전후 복구 사업을 진행 중인 이라크는 하반기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유전개발 관련 정유 플랜트 발주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기준으로 이라크는 세계 12위 원유 생산국이며 매장량은 세계 4위권이다.

김 회장은 “귀국 후에 동남아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 지역의 사업 진출 및 투자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태양광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5개국을 방문해 태양광 발전소 부지 확보,생명보험업 진출, 자원개발 투자 등을 논의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