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안정화기구(ESM)을 은행처럼…재원확보 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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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서 직접대출 가능
유럽금융당국 논의 시작
유럽금융당국 논의 시작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출범 예정인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ESM이 은행 면허를 받으면 ECB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릴 수 있어 ESM의 가용 재원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소식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이날 소폭 하락했고, 유로화 가치는 6일 만에 상승하는 등 유럽 자금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였다. 다만 독일 등 일부 국가가 은행 면허 부여에 반대하고 있어 단기간에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SM에 은행 라이선스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ECB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트니 위원은 “반대 의견도 있긴 하지만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며 “은행 면허 부여는 통화정책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광범위한 차원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각국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SM이 은행 면허를 확보하면 유로존 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ECB 대출을 통해 재원을 대폭 확충할 수 있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ESM에 은행 라이선스를 준다면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요청할 경우 현재 5000억유로인 ESM의 가용 자금으로는 부족하다는 우려가 가라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SM에 은행 면허를 주는 방안은 과거에도 몇 차례 논의가 이뤄졌지만 독일 등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ECB도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노보트니 위원이 ECB 내부에서 일부 찬성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데이비드 맥키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면 (ESM과 같은) 구제 기구의 규모와 자금조달 등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연 7.7%까지 치솟았던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노보트니 위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7.4%대로 떨어졌고 독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한편 무디스는 24일 바이에른과 바덴뷔르템베르크, 브란덴부르크, 작센안할트 등 6개 독일 주정부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라는 바이에른주뿐 아니라 최대 인구가 밀집한 산업중심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수도인 베를린 시정부도 등급 전망이 떨어졌다.
무디스는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것과 대규모 지방정부 부채 규모를 고려했다”며 등급 전망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