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세종시 상업시설 부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이었다.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설명회 중에도 사람들이 계속 밀려들어 왔다.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행정중심복합도시청의 권상대 도시기획과장은 “지난해에 열린 같은 성격의 투자설명회에는 예상인원의 80%밖에 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두 배 이상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며 “세종시가 이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최근 부동산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가장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곳이 세종시다. 수도권 분양경기는 여전히 침체상태다. 지방 분양경기는 지난해 반짝했다가 다시 누그러졌다. 유일하게 분양이 호조를 보이는 곳은 세종시뿐이다.

올해 세종시에서 이뤄진 주택 분양은 아파트 브랜드, 평형, 위치 등에 상관없이 모두 높은 청약률로 마무리됐다. 부동산 투자를 꺼리는 금융권에서도 세종시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인구가 계속 늘어날 전망인 데다, 아직 들어선 상업시설이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수익성과 안정성 면에서 투자할 만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투자설명회는 이런 관심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명회에서는 세종시에 대한 소개와 입찰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만 이뤄졌다. 투자자들이 정말 알고 싶어하는 지난해 입찰 결과, 세종시 주민 보상계획, 특별계획구역 상업시설 진척사항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일일이 질문해야 겨우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입찰에서 어떤 조건을 갖춰야 낙찰받을 수 있는지와 복합상업시설에 어떤 업체가 언제까지 입주할 계획인지가 궁금했는데 설명회에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참석자는 “인터넷을 검색해도 알 수 있는 정보만 제공됐다”며 “궁금증만 키운 설명회를 왜 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 근거없는 소문이 난무할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투자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 불확실한 정보와 근거없는 기대감으로 이뤄진 과도한 경쟁은 세종시 개발계획에 독이 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이나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윤아영 증권부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