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놓았다. 일부 증권사들은 실적개선세가 확인되자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실적개선세가 3분기에도 지속되면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화 환산 실적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84억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2715억원으로 11.1% 늘었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1584억7500만원을 기록,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한항공의 실적개선세가 확인되자 증권사들은 속속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대우증권은 기존 6만2000원에서 7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85억원을 기록했는데 증권사 컨센서스(추정 평균치)인 682억원을 큰 폭으로 웃돈 동시에 2분기로는 사상 두 번째로 큰 수치"라며 "경기침체 국면에서 이뤄낸 호실적은 외국인 수요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로 깜짝 실적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2분기 깜짝실적은 여객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던 게 주효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28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평균 추정치) 706억원보다 컸다"며 "국제여객수송률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고 국제여객수송량(RPK)도 10.1% 늘어나 국제여객 영업이익의 전년 대비 증가액이 화물 영업이익 감소액보다 컸다"고 추정했다.

심원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깜짝실적의 주 원인은 유가의 하향 안정화와 비용통제, 국제여객부문의 높은 탑승률, 기타 매출부문의 호조 때문"이라며 "월별 탑승률은 4월 76.9%, 5월 77.9%, 6월 82.2%로 지속적으로 상승, 이러한 추세는 7월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언급했다.

3분기에도 대한항공의 실적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총 비용을 수송량으로 나눈 가격인 '유닛 코스트'가 2분기에 사상 최고점을 찍은 후 3분기부터 하락하는 국면이어서 앞으로 이익과 주가가 개선세를 탈 것"이라고 관측했다. 과거 유닛 코스트 하락 국면에서는 분기 이익 발표 때마다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고, 주가도 이를 반영해 올랐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가 하락과 감가상각비 증가 속도 둔화로 총비용은 조금 늘어나는데, 수송량은 많이 늘어나는 국면이기 때문에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가 한 동안 올라갈 전망이고, 이익 증가 추세가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변동이 향후 실질적인 실적개선세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박스권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어 외화 환산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며 환율이 향후 실적에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항공의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에 대한 이슈도 지속될 전망이다.

류제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회사채 상환 예정 금액이 5000억원에 달하고 만기가 3분기에 몰려있지만 보유현금 수준을 감안시 KAI 인수에 대비한 자금조달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며 인수가격이 높지 않다면 상당부분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말 기준 1조228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4000억원의 추가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