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의 서면 번화가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이 곳에는 크루즈를 타고 온 중국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부산항에는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7000여 명이 대형 크루즈 두척을 타고 부산을 방문하면서 유통업체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들 관광객을 실어 나를 45인승 관광버스만 147대나 동원돼 지역 관광업계가 들썩거렸다.

부산시는 아시아권을 운항하는 크루즈선 중 최대 규모인 미국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사의 보이저호가 이날 오전 8시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첫 입항했다. 보이저호는 무게 14만 t, 길이 311m.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와 후쿠오카를 거쳐 이날 일본, 중국 등지의 여행객 3840명과 승무원 1176명 등 총 5016명을 싣고 부산항에 입항한 것. 이 크루즈에는 수영장, 탁구, 골프 연습장 등 레포츠 시설과 카지노, 면세점, 바, 영화관, 사우나, 극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는 이날 초호화 크루즈의 입항에 맞춰 허남식 시장이 직접 선상에 올라가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가졌다.

앞서 이날 오전 6시에는 6만9000t급 크루즈 레전드호가 중구 중앙동 1부두에 입항했다. 일본 뱃부를 거쳐 부산항에 닿는 이 크루즈에는 중국인을 중심으로 관광객 2004명과 승무원 731명 등 총 2735명이 탑승했다.

두 척의 크루즈는 이날 오후 다음 기항지로 떠났지만 관광객들은 반나절 동안 부산 투어를 위해 관광버스 총 147대(보이저호 100대, 레전드호 47대)를 타고 쇼핑과 관광에 나섰다. 이들은 면세점과 해운대, 국제시장, 용두산공원 등을 둘러봤다.

대형 크루즈 부산방문은 이어지고 있다. 크루즈 승객 2000명 이상을 실은 7만5000t급 크루즈선 코스타 빅토리아호도 오는 22일과 26일 잇따라 부산을 찾는다. 올해 부산에는 대형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12만 t급)를 비롯해 규모가 작은 항만과 도시 입항을 주로 하는 초호화 크루즈선 오라이언2(4000t급)에 이르기까지 총 66회 16만8000명의 국제크루즈 관광객이 방문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이 국제크루즈의 입항지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부산에 오래동안 머물 수 있는 국제관광도시로 효율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