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은행 HSBC그룹이 북한과의 거래와 멕시코 마약조직 돈세탁 통로 제공 등의 혐의를 인정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이린 도너 HSBC 미국법인 대표는 17일(현지시간) 미 상원 국토안보ㆍ정부위원회 조사소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감독 당국과 고객 등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데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그는 상원이 전날 발표한 '돈세탁 및 테러방지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 보고서'에 드러난 혐의에 대해서도 "HSBC의 과거 법규준수 내역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깨끗하게 시인했다.

이어 "HSBC는 최근 몇년간의 경험으로 아주 큰 교훈을 얻게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HSBC홀딩스의 데이비드 베이글리 준법감시대표도 "HSBC는 일부 중요한 분야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은행의 구조는 과거와는 아주 다르다"고 주장했다.

베이글리 준법감시대표는 그러면서 HSBC가 돈세탁 스캔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사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HSBC가 준법 노력의 일환으로 케이만군도 지점의 계좌 수천개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공개된 상원 국토안보ㆍ정부위원회의 보고서는 HSBC가 대표적 조세피난처인 케이만군도의 지점에서 개설된 계좌들에 대한 감독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8년까지 케이만군도 지점의 계좌 자산 규모는 총 21억달러에 이른다.

상원 국토안보ㆍ정부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HSBC그룹은 미국의 제재규정을 위반하고 2007년까지 북한과 거래했으며, 지난 7년간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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