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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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도도 높은 여름에는 감정의 기복이 심한 음악보다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음악이 서늘하게 다가올 것이다. 소비에트의 3대 작곡가로 불리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아람 하차투리안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그런 예로 꼽고 싶다.
그중에서도 프로코피예프가 러시아 혁명 분위기로 들끓던 1917년에 완성한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은 신고전주의적인 균형미, 간결한 서정성, 현대적인 날카로움, 대가다운 명인기가 두루 구현된 걸작이다. 꿈꾸듯이 시작해 다양한 테크닉으로 긴장감을 높여나가는 1악장, 무척 짧지만 독주 바이올린의 기묘한 음향이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2악장, 다시 첫 악장의 몽상적인 분위기로 돌아와 자유로운 변주로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3악장,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삼복더위를 이길 만한 청량제 역할을 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