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동원F&B 등 식품업체들이 햇반 참치캔 양념류 등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는 정부가 민간 기업의 가격을 너무 강압적으로 규제한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여름철 수해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여지가 있는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가격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 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제품가격 인상 방침을 취소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CJ제일제당 동원F&B 등이 가격 인상 계획을 농림수산식품부 등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가공식품 가격 인상 문제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관행적으로 정부와 업계가 사전 협의를 통해 결정해 왔다.

가공식품업계는 지난해부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의 요인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정부에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기 회복 둔화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가라도 확실하게 안정시켜야 한다는 정부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업계도 더 이상 원가 상승 요인을 떠안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의 가격 통제가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참치캔 제조업체인 동원F&B는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참치캔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도 최근 햇반 210g 맨밥 제품 가격을 19일부터 1280원에서 1400원으로 9.4% 올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발송한 상태다.

박신영/최만수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