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 오송생명과학단지로 내려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5개 국책연구기관 직원들도 세종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을 수 있게 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세종시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특별공급에 오송 이전기관 종사자들이 포함됐다. 세종시에서 최근 분양된 ‘호반베르디움 에코시티’ ‘세종시 현대힐스테이트’ 등에는 식약청 직원들이 청약을 신청했다. 이달부터는 질병관리본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5개 국책기관도 세종시 특별공급에 포함됐다. 식약청 직원만 2400여명에 달하고, 5개 국책기관까지 합하면 2600명 가까이 된다.

최병성 행복청 사무관은 “식약청이 ‘오송에 집이 부족하다’며 특별공급을 요청했다”며 “지방이전기관 종사자에 대한 아파트 특별공급 기준에 따라 충북도와 협의해 특별공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방이전기관 종사자에 대한 특별공급 기준은 해당지역에서 아파트가 부족할 경우 시·도지사와 협의해 인근지역에서 아파트를 특별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송에는 모두 4574가구가 들어서 있으며, 2008년 이후 신규 공급이 없었다.

그러나 인구 유입에 따른 지역 활성화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청원군 관계자는 “오송은 관련기관 공무원이 살지 않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며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 종사자에 한해 특별공급을 하는 게 맞다”고 우려했다. 일반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A공인 관계자는 “가까운 청주 조치원 등에 아파트는 얼마든지 있다”며 “오송에선 공급받지 않다가 세종시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자 재테크 차원에서 특별공급을 받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청 직원들 간의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오송에 이미 집이 있거나 분양을 받았던 직원들은 세종시에서 분양을 받을 수 없도록 한 탓이다. A기관 연구원은 “세종시 특별공급을 알았다면 오송에 집을 장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와 오송생명과학단지는 10㎞가량 떨어져 있다. 세종시를 연결하는 교통망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확충되면 15분 안에 오갈 수 있다.

한편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무원과 국책 연구기관 종사자는 모두 1만4000여명이며 특별공급 희망자의 85%, 이전 대상자의 65%가 세종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