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1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한 최고경영자(CEO)에게 주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인 만큼 수상자, 회사 임직원과 가족들이 함께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창업경영인 부문 수상자인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은 시상식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부산 기업인으로는 처음인 것 같은데 넥센그룹뿐만 아니라 부산 재계에도 큰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전문경영인 부문 수상자인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사업 다각화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동길 심사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은 시상식 심사평을 통해 “경제민주화란 이름의 기업 때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험한 풍랑에 맞서 싸우는 경영인의 노고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라며 “수상 이후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크겠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격려했다.

강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40년 ‘타이어 외길 인생’을 되돌아보며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 느낌이 올 때 과감하게 결단해 밀어붙여온 스피드 경영 철학을 들려줬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9년 자금난으로 고전하던 우성타이어를 인수해 매년 20%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회사로 키웠다”며 “올해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와의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세계적 타이어업체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넥센타이어의 고(高)성장을 이뤄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노사 합동 워크숍, 현장 노사 간담회 등 다양한 노사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열린 경영, 투명 경영을 실천해왔다”며 “그 결과 20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자신의 골프 철학인 ‘천고마비’를 경영에도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골프할 때 ‘천천히 고개를 들지 말고 마음을 비운다’는 천고마비 정신으로 치니 공이 잘 맞는다”며 “경영도 마찬가지로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결정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했다.


권 사장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심성과 아버지의 강인한 정신이 밑바탕이 됐다”며 올해 100세를 맞은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가 다시 현대중공업그룹 품에 안긴 후 쉼없이 달려온 1년11개월간을 돌아보고 5년 전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 경험을 경영 철학으로 풀어냈다. “풀코스를 네 번 완주하며 ‘의지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전국 주유소와 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을 대표해서 받는 상인 만큼 마라톤처럼 끝까지 완주해 회사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경영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늘 사장을 믿고 맡겨주는 노조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수상자들에겐 상장과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수원 화성 축조를 위해 고안한 거중기와 목민심서의 내용 일부를 좌우에 새기고 가운데는 순금 한 냥으로 다산의 흉상을 부조로 본뜬 상패가 주어졌다. 최고경영자는 창의와 혁신, 애민 사상을 항상 가슴에 담고 기업 활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윤정현/전예진/최진석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