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의 판매 호조에 맞춰 폴리카보네이트(PC)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리는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공업용 고기능 플라스틱) 사업 확충에 나섰다.

제일모직은 10일 전남 여수사업장에서 PC 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종우 사장을 비롯해 이장재 케미칼사업부 부사장,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의 박기석 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서현 부사장이 화학 공장 준공식에 처음으로 참석한 게 눈에 띄었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의 패션 부문과 함께 기획을 총괄하고 있으며, 주력 사업인 화학·전자재료 부문 등으로 경영 수업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에 증설된 PC 2공장은 2011년 4월에 착공, 약 15개월간 1600억원을 투자해 완공됐다. 제일모직은 2006년 일본 아사히카세이케미컬과 PC공장 제조공정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08년 여수에 8만 규모의 PC 1공장을 준공했으며, 이번 2공장 준공으로 총 16만의 PC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PC는 충격과 열에 강해 휴대폰, 노트북, 모니터 등 정보기술(IT)기기의 외장재와 자동차용 내외장재, 광학용 재료 등으로 쓰인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3 휴대폰의 뒷부분 덮개에도 제일모직이 생산하는 PC 소재가 사용됐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합성수지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PC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구조 재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매출은 2007년 대비 2011년 2배로 늘어났다. 2013년에는 케미칼사업부 전체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2005년 멕시코 티후아나 지역에 미주 생산 거점을 확보한 이후 2010년 중국 톈진에 생산법인을, 2011년 헝가리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해 미국 독일 중국의 판매법인과 더불어 세계 주요 권역별 현지 사업 체제를 구축해왔다.

박종우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중국 시장의 영향력 확대와 중동 업체의 급부상 등 경쟁 체제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휴대폰, 자동차 소재 등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