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디즈코리아가 스무디킹 미국 가맹본사를 인수한 것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가맹본사를 인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다. MCM 휠라 등에 이어 또다시 ‘꼬리’가 ‘몸통’을 삼킨 것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2010년 미스터피자가 일본으로부터 상표권을 취득, 국내 영업권을 가진 마스터 프랜차이즈에서 가맹본사로 일약 변신한 이후 두 번째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1973년 일본에 세븐일레븐을 도입했던 이토요카도가 가맹본사인 미국 사우스랜드를 역인수해 오늘날 세계 최대 가맹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워냈다”며 “이번 인수·합병(M&A)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도약의 계기

스무디즈코리아는 미국 본사 인수를 계기로 스무디킹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직은 매장 수가 적은 데다 진출국도 한정돼 있어 매장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이 브랜드는 미국에 550개 매장, 한국에 140개 매장이 문을 열고 있다. 총 700여개 매장 가운데 미국과 한국 매장이 거의 전부다. 나머지 10여개는 터키와 이집트 매장뿐이다.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브랜드는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한국 매장의 매출 기여도가 큰 편이다. 지난해 스무디킹 글로벌 매출 2500억원(1억7500만달러와 한국 매출 합계)중 한국 매장에서 올린 매출이 450억원으로 18%를 차지했다.

전세계 매출 상위 10위 매장엔 한국의 타임스퀘어점·강남역점·센트럴시티점 등 3곳이 들어있다. 올해 국내 매출 목표는 640억원.

스무디즈코리아는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올 하반기 중 싱가포르에도 직영점을 낼 계획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열기로 했다.

유선화 스무디즈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은 “스무디킹의 미개척지인 아시아시장 공략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미국 매장들도 본사가 있는 뉴올리언스와 마이애미 등 남부지역에 몰려 있어 이를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스무디킹 지분 100%를 갖고, 사모펀드인 SCPE가 스무디즈코리아 지분 40%를 갖게 됐다. SCPE에는 스탠다드차타드(SC)와 국민연금의 출자비중이 가장 높고, 나머지는 일부 소액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9년간의 신뢰 관계가 맺은 결실

이번 인수·합병의 최대 공신은 김성완 스무디즈코리아 대표다.

스무디킹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쿠노(65)와 맺은 깊은 신뢰관계가 본사 인수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것. 쿠노는 지난 9년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스무디킹 확산에 가장 공로가 큰 김 대표의 경영수완과 사업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 왔다는게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스티브 쿠노는 식품공학 엔지니어 출신으로 1973년 과일즙과 영양파우더를 기본 재료로 하는 스무디킹 음료를 만든 이래 연구개발에만 몰두해왔으며, 사업 성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노는 한국 영업권을 따낸 김 대표가 매년 60% 이상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을 관심있게 지켜보고선 본사 경영문제를 논의하는 최상의 파트너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김 대표와 쿠노는 2년 전부터 스무디킹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방안을 놓고 깊숙한 대화를 진행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윤희은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