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을 누르고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을 따냈다. 전 세계 리튬의 40%가량이 묻혀 있는 볼리비아와의 합작으로 한국은 리튬을 핵심 원료로 한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경쟁국인 중국, 일본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한국광물공사는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국영광업공사 코미볼과 리튬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발표했다. 합작회사 지분은 코미볼 50%, 포스코 26%, 광물공사 컨소시엄 24%다. 광물공사 컨소시엄에는 광물공사(9%) 외에 LG상사(5%) 경동(5%) 유니온(3%) 아주산업(2%)이 참여했다.

합작회사는 볼리비아 남부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해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우선 240만달러(약 27억2400만원)를 출자해 내년 말까지 매달 1가량의 양극재를 시범 생산하고 2014년부터 본 생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한국은 제조 기술을 제공한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중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사업권을 따냈다.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은 2008년 8월 취임 이후 비행시간만 25시간 걸리는 볼리비아를 12번이나 방문하며 공을 들였다.

리튬은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의 기초 원료다. 최근 전기자동차가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세계적으로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향후 수년간 연 25~35%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세계 1위 2차전지 생산업체인 삼성SDI와 3위 LG화학을 보유한 한국은 현재 매년 1만2000의 리튬을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양극재는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이 전 세계 수요의 41.1%(1만7377)를 공급하고 있다.

김 사장은 “후발주자인 한국이 경쟁국을 제치고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을 따내면서 2차전지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