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민해외관광객은 548만566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1월 이후 매달 100만명 이상 출국해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해외 출국한 여행객이 2007년의 사상 최대치(1333만명)를 갈아치울 것으로 여행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명암은 규모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대형업체는 호재를 누리는 반면 중소업체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소여행사, 수익성 악화 심각

하나투어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해외여행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었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패키지 상품으로 출국한 고객(7만260명)이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고, 이달 예약자 수도 비슷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소여행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져 아우성이다. 저비용 항공사(LCC)를 비롯한 항공사들의 좌석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개인자유여행(FIT) 증가, 여행상품 판매채널 다양화, 브랜드파워를 갖춘 대형여행사로의 집중현상 등이 겹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패키지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A사의 경우 이달 예약자가 전년 동기 대비 16.0% 줄었고, B사의 7~8월 예약자는 30% 이상 급감했다. 8월 예약증가율이 20%를 넘는 대형 여행사들과는 극명하게 대조적인 모습이다. 심하게는 예약자가 50% 넘게 줄었다는 여행사도 적지 않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급감했던 일본 여행 수요도 대형 여행사를 통해서는 살아나고 있지만 중소형 여행사들은 체감할 수 없다는 처지다.

○차별화와 맞춤형 상품이 활로

몽골 전문 여행사인 몽골리아세븐데이즈(mongolia7days.com)는 ‘문화기획자들이 만드는 몽골 감성여행’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내적 영감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를 위한 1주일짜리 몽골 감성투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울란바토르를 시작으로 몽골 내륙 깊숙한 엘승 타사르해~카라코룸을 거쳐 울란바토르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사회적기업인 착한여행과 엔투어는 동남아 봉사활동 상품, 휴식과 치유 목적의 힐링투어 상품 등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소여행사들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처럼 전문적이고 차별화한 기획상품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패키지 여행객이 줄고 FIT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관행적으로 만들어온 기성상품만으로는 맞춤상품을 선호하는 여행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의료관광, 마이스(MICE) 등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행사들의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MK의료관광여행사의 경우 하루는 병원에서 보톡스와 같은 시술을 받고 나머지 일정은 관광을 즐기는 ‘쁘띠성형’ 패키지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졸업여행 중 학과별 실습이나 견학체험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문화체험까지 하는 맞춤형 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사도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