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공격력 갖춘 만점 톱타자..李 리그 타격 상위권 포진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동갑내기 두 '부산 사나이'가 전반기 막판에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팀 내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가 5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시즌 12호 홈런을 쏘아 올리자 미국에서 뛰는 추신수(30·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뒤질세라 6일 탬파베이를 제물로 올해 9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대표팀의 선전에 큰 힘을 보탰던 둘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대표 타자다.

두 선수는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탐색전이 끝난 5~6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대호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해를 맞아 생소한 일본 투수들의 볼 배합과 갑작스러운 감량에 따른 타격 밸런스 붕괴로 5월 초까지 타율 2할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센트럴리그와의 인터리그를 통해 대폭발했다.

그는 5월19일 야쿠르트와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던 9회 팀을 수렁에서 건진 역전 투런아치를 그리며 시즌 6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6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진 인터리그에서 이대호는 타율 0.325를 때리고 홈런 6개, 타점 20개를 수확하며 오릭스 부동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타율은 6월 말 0.290대까지 치솟았고 마침내 5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타율 0.300 고지를 밟았다.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타점 1위(48개), 홈런 2위, 타율 6위, 볼넷 3위(39개), 장타율 3위(0.500), 득점권 타율 6위(0.357) 등 공격 전반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데뷔 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유연한 타격 자세를 바탕으로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이대호의 높은 타격 기술에 일본 지도자들도 감탄을 연발하고 있다.

이대호의 기운을 추신수가 6월에 이어받았다.

지난해 손가락 수술, 옆구리 부상, 음주 파문 등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래 가장 저조했던 추신수는 올해 초에도 허벅지 부상이 갑작스럽게 찾아와 5월까지 타율 2할대 중반을 때리는 데 머물렀다.

추신수를 3번 타순에 고정하겠다던 매니 악타 감독도 부담이 적은 6번으로 돌리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톱타자로 뿌리를 내린 6월로 접어들면서 잠잠했던 추신수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그는 11차례나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작성하며 득점에 물꼬를 트는 첨병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안타가 터지자 장타력도 살아나 6월에만 홈런 5방, 2루타 11개를 터뜨리며 월간 타율 0.333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급상승했다.

6일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를 때려 3할 문턱인 0.295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추신수는 특히 1번 타자로 출전해 타율 0.327을 기록하고 홈런 8방에 20타점을 거둬들임으로써 정교함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만점 톱타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이대호와 추신수의 올해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환점을 막 돈 이대호는 목표로 세운 100타점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뒤에서 이대호를 도와줄 타자가 없는 팀 사정상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 남은 관건이다.

2년 만에 한 시즌 두자릿수 홈런 기록 달성을 앞둔 추신수도 장타 생산 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후반기에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악타 감독의 바람대로 500~600타수 달성은 물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