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경기 전망에 대해 위기감을 나타냈다.

구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사업 계획을 재점검할 것”을 지시했고 구 부회장은 “유럽 위기가 3년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구 회장은 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그룹 임원 세미나에 참석, “하반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사업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혜안으로 미래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계열사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고 실행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시장선도 기업이 되는 데 충분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언적 구호에 불과한 목표나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창출해줄 것”을 당부했다.

“필요한 곳에는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인재를 뽑고 과감하게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앞서 6월 한 달간 열린 그룹 중장기전략보고회에서 “위기 속에서도 2~3년 후를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그는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주력 사업과 차세대 성장엔진 분야에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선도 제품을 어떻게 만들고 2, 3년 후에 무엇을 만들어 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3년 위기론’을 언급했다. 구 부회장은 이날 임원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유럽 위기가 3년은 가지 않겠느냐”며 “유럽 상황이 좋지 않아 앞으로 신흥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시장 악화로 중국과 다른 이머징마켓도 힘들다고 하지만 아프리카와 중남미, 인도 등에서는 LG 브랜드가 잘 통하고 있어 유럽보다는 훨씬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 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알아서 잘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