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들이 판매수수료 인하 '꼼수'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3개 백화점과 3개 대형마트, 5개 TV홈쇼핑 등 11대 대형유통업체는 대부분 소액거래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를 인하했다.

이들 대형유통업체는 지난해 9월6일 중소납품업체 2359개(백화점 1054개, 대형마트 850개, 홈쇼핑 455개)에 대해 판매수수료 3~7%포인트를 인하키로 했다.

이후 이들 업체는 2272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연간 약 358억원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인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태별로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185억원,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3개 대형마트가 129억원, CJ오쇼핑·GS·현대·롯데·농수산 등 5개 TV홈쇼핑이 43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판매수수료 인하는 대부분 소규모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소위 '숫자 맞추기식 인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수료 인하 대상인 중소업체가 대형유통업체와 1년간 거래하는 금액을 살펴보면, 1억원 미만이 백화점 16%, 대형마트 20%였다. 대부분이 10억원 미만(백화점 86%, 마트 94%)의 소규모 납품업체를 수수료 인하 대상으로 선정했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3개 백화점 및 3개 대형마트에 대해 중소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판매수수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TV홈쇼핑의 경우 인하실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점검해 판매수수료 개선 등을 연말에 종합 검토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았거나 수수료 인상, 인하분 환원 등이 있는 일부 대형유통업체에 대해서는 당초 내용대로 이행하도록 요청했다"면서 "인하 수수료 환원, 편법 인하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하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