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골든벨' '생생 정보통' '아침마당' 등을 진행하며 KBS의 간판아나운서로 자리매김했던 김현욱 아나운서가 지난 15일자로 KBS에서 퇴사했다.

일반적으로 아나운서들의 퇴사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의 전향을 의미하지만 김현욱 아나운서에게는 좀 달랐다.

아나운서(주) 대표로 취임하며 교육사업에 본격 뛰어든 것.

김현욱 대표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KBS에 입사할 당시부터 10년안에 다른일을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면서 "이미 프리를 선언하고 활약하고 있는 아나운서들은 방송에 출연을 안하면 시청자들에게 잊혀지는게 아닌가 불안한 마음도 있겠지만 난 교육사업을 염두에 두고 퇴사한 것이라 당분간은 방송을 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고등학생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하다보니 우리 학생들에게 기성세대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욱 대표는 요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돼야할 교육은 수학 영어가 아닌 바로 '인성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인성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선 말을 바르게 하는 것이 시작이다.

제대로 말하는 방법을 배우면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모습도 달라지게 된다.

당장 자녀의 성적을 올리는데만 급급해하던 학부모들도 '스피치 캠프'를 통해 아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인식이 바뀌게 됐다고.

김 대표는 "우리 아이가 어떻게 크고 있는지를 알려면 그 아이가 평소 무슨 말을 쓰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봐라"고 강조했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교복을 입고 온갖 욕설에 차마 들을 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이 참 많다.

'은어나 욕설 등을 하는 습관은 어려서 몸에 익히면 쉽게 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의 인성교육은 말하기 교육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스피치교육을 통해 말을 논리적으로 하게 되면 머리도 논리적으로 돌아가게된다는 것이다.

그는 인성교육이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왕따문제도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다.




다양한 사업 체득한 타고난 CEO

아직 미혼인 김현욱 대표는 아나운서 재직시절 다양한 사업체에 몸담았던 어머니를 도와 요식업부터 PC방까지 다양한 사업체를 경험했다.

양곱창집을 운영하던 시절에는 퇴근후 주방에서 양을 직접 손질해보기도 했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돈을 다 날리고 빈털털이가 되는 것도 목격했다.

수많은 역경 속에 1년에 1억씩 까먹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최근 '콩불' 프랜차이즈에도 참여하기도 한 김 대표는 아나운서(주) 교육사업이야말고 그동안 자신이 실패를 통해 체득한 사업운영 노하우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행여나 이름을 널리 알린 아나운서인 자신이 '얼굴마담'으로 앉아 있는게 아닌가 하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만큼 자신의 모든것을 올인한 역점사업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 것. 세법 회계법 등 회사 경영을 위해 필요한 책도 사서 밤새 공부하기도 했다.

스피치 교육과 함께 아나운서 행사진행도 이제는 회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나섰다. 어떤 행사장에 가든 2번 이상 웃긴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김 대표는 프리랜서 아나운서중 섭외 1순위에 떠올랐다.

사업가로 첫발을 내디딘 그의 장기적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사업을 확장시키면 오지어린이들을 찾아가 무료로 교육을 전파할 꿈도 가지고 있다. 말을 바르게 하도록 가르치면서 방송인의 꿈을 키워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