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돌며 현안 챙겨…가뭄지역선 밭에 물 주기도

"유해 발굴 위치를 표시한 지도와 역사적 설명도 함께 넣어주세요."

26일 오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파주시 광탄면 박달산 내 위치한 평화의 쉼터를 찾아 안내 표지판을 구체화하고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이 현장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달 5일 안보 공원으로 조성된 이곳에선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 이 일대에서만 유해 28구와 727여점의 유품이 발견됐다. 김 지사는 이날 발굴 현황을 점검하고, 전사자 유해 발굴팀 소속 군 장병 20여 명을 격려했다.

경기도는 찾아가는 실국장회의를 대체해 이날 파주와 연천, 양주, 동두천 등 경기 북부지역을 돌며 안보 지역과 가뭄 피해 상황, 수해 복구 현황 점검에 나섰다. 현장 방문에는 예창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와 이재율 경제부지사를 비롯해 도내 주요 실국장들이 함께했다.

김 지사는 연천군 백학면 백령리 비무장지대(DMZ)로 자리를 옮겨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상승전망대를 둘러 봤다. 막바지 공사 현황과 향후 관광 증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경기도는 2010년부터 이곳을 안보체험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왔다.

25사단(비룡부대)소속인 이 일대는 1974년 북한군이 남침용으로 파놓은 제1땅굴이 발견된 곳이다. 1968년엔 김신조 무장공비 일당이 이곳을 통해 남한으로 들어왔다.

안보현장 점검 후 김 지사는 최악의 가뭄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파주 적성면 객현리의 장단콩 재배 농가를 방문해 가뭄 실태를 듣고 군 장병 30명과 함께 밭에 물을 줬다. 이날은 지역 인근 소방서에서도 나와 있었다.

소방서 관계자는 "광역 상수도에서 끌어온 약 10만ℓ 가량의 물을 스프링쿨러를 이용해 뿌리고 있다"며 "시에서 정해준 순번에 따라 매일 파주 내 극심한 가뭄 지역을 돌며 급수 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도는 30여억 원을 들여 용수 개발과 저수지 준설 등에 힘쓰고 있다. 파주시는 또 이달 초부터 농작물 가뭄대책 상황실(4개반 70명)을 조기 운영하며 단계별로 가뭄 상황을 예측해 대비하고 있다.

이어 김 지사와 현장 점검팀은 파주시 적성면에 위치한 설마천 복구 현장과 양주 감악산 내 사방댐 조성 현장을 돌아보며 수해 대책 현황을 살폈다.

도는 25사단과 함께 설마천의 용치 제거 작업을 진행해 왔다. 용치는 집중 호우 시 하천 범람 등 수해 피해의 주범으로 지목된 하천 내 설치된 군 시설물이다.

사방댐 조성은 지난해 경기도에서 폭우로 사망한 39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8명이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데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다. 사방댐은 토석·유목 등을 차단해 산사태 피해를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도는 올해 120억 원을 투자해 103곳에 사방댐 건설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재 감악산 내 사방댐 조성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지난해 재난 총괄 책임자였던 김동근 기획조정실장은 "작년 수해 피해 현장을 돌아다니며 도민들의 고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올해 비가 얼마나 많이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동두천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가뭄에 따른 물가 변동 상황도 살펴봤다.

경기도 관계자는 "안보와 가뭄, 수해 방지 등 각종 현안이 겹치면서 경기 북부지역을 집중 점검하게 됐다"며 "가뭄과 수해는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사안으로 지속적인 현장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