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급감에 회사채ㆍIPO시장까지 침체…증권사들 "보릿고개 넘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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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거래대금 2조 줄어
회사채 발행 58% 감소
IPO 공모액 3950억에 그쳐
회사채 발행 58% 감소
IPO 공모액 3950억에 그쳐
서울 용산에 있는 대형 증권사 지점의 김모 지점장은 요즘 일일 결산을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영업실적이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김 지점장은 “인건비 임대료 등 지점 운영비를 감안하면 하루 위탁매매 실적이 30억원은 돼야 한다”며 “20억원 언저리에서 맴돈 지가 한 달도 더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한두 달만 더 가면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증권사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에서도 적자를 내는 지점이 속출하고 있고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의 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가 나온다.
○손익분기점 밑도는 주식 거래
주식 거래 감소가 증권사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5조7169억원으로 지난해 6월 7조7803억원보다 26.5% 감소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8조2148억원, 2월 9조8384억원에서 3월 7조6189억원, 4월 6조9156억원, 5월 6조296억원으로 줄고 있다.
증권사 수익구조가 기업금융 자산관리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다변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50%에 달해 거래 감소는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하루 거래대금이 7조원은 돼야 증권업계 전체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중소형사 중엔 2분기(4~6월) 적자를 내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삼성 우리투자 대우 현대 한국 동양 대신 미래에셋 등 8개 대형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한 대형 증권사 영업본부장은 “서울 강남에서도 올 들어 흑자를 내는 지점은 한두 개뿐”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와 회사채시장마저 침체돼 사업 부문별 위험 분산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IPO 건수는 9건, 공모금액은 395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87.2%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금액도 지난달 3조1822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8.4% 줄었다.
○적자지점 폐업 등 뒤따를 듯
중장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위탁매매는 앞으로 거래가 증가하더라도 증권사 수익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위탁매매 평균 수수료율이 0.1%로 사상 최저 수준인 데다 오프라인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보다도 수수료가 낮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거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한국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수혜는 소수 대형 증권사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희망퇴직, 채용 축소, 적자지점 폐업 등의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중소형 증권사 중 문 닫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에는 경쟁 촉진과 대형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증권사는 한계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임근호 기자 usho@hankyung.com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증권사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에서도 적자를 내는 지점이 속출하고 있고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의 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가 나온다.
○손익분기점 밑도는 주식 거래
주식 거래 감소가 증권사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5조7169억원으로 지난해 6월 7조7803억원보다 26.5% 감소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8조2148억원, 2월 9조8384억원에서 3월 7조6189억원, 4월 6조9156억원, 5월 6조296억원으로 줄고 있다.
증권사 수익구조가 기업금융 자산관리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다변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50%에 달해 거래 감소는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하루 거래대금이 7조원은 돼야 증권업계 전체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중소형사 중엔 2분기(4~6월) 적자를 내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삼성 우리투자 대우 현대 한국 동양 대신 미래에셋 등 8개 대형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한 대형 증권사 영업본부장은 “서울 강남에서도 올 들어 흑자를 내는 지점은 한두 개뿐”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와 회사채시장마저 침체돼 사업 부문별 위험 분산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IPO 건수는 9건, 공모금액은 395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87.2%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금액도 지난달 3조1822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8.4% 줄었다.
○적자지점 폐업 등 뒤따를 듯
중장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위탁매매는 앞으로 거래가 증가하더라도 증권사 수익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위탁매매 평균 수수료율이 0.1%로 사상 최저 수준인 데다 오프라인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보다도 수수료가 낮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거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한국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수혜는 소수 대형 증권사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희망퇴직, 채용 축소, 적자지점 폐업 등의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중소형 증권사 중 문 닫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에는 경쟁 촉진과 대형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증권사는 한계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임근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