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아내를 만나 다문화가정을 꾸린 최동진 씨(가명·37)는 국내에 들어와 단칸방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어려운 살림에 결혼식은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SH공사가 공급한 임대아파트에 입주했고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사랑의 합동결혼식’에 신청사연을 보냈다.

2005년 탈북해 가정을 꾸민 새터민 김명희 씨(가명·여·30)도 지난해 서울 강서구에 있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후 아파트 게시문을 보고 합동결혼식을 신청했다. 김씨는 “한국에 와 임대아파트에 입주하면서 행복이 커지고 있다”며 “비용 때문에 못 올렸던 결혼식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사장 이종수·사진)가 21일 오후 2시 서울 개포동 본사 대강당에서 ‘사랑의 합동결혼식’을 연다. SH공사 임대아파트 입주민 가운데 형편이 여의치 않은 새터민, 다문화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등 총 5쌍이 혼례를 치른다. SH공사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사연을 공모한 후 심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했다.

합동결혼식을 치르는 5쌍에게는 결혼식과 피로연, 결혼예물, 신혼여행을 위한 관광상품권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종수 사장은 “2006년부터 매년 5~7쌍씩 합동결혼식 행사를 진행해 지난해까지 총 40쌍을 지원했다”며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에게 뜻깊은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