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음료 제조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페트병 분유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이달 초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액상타입 분유 ‘베비언스’ 제품의 제조를 효성 화학부문이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효성은 중공업·섬유 ·화학·건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지만 다양한 음료 제품을 이처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공급하고 있다.

효성은 충북 진천 광혜원공장에서 베비언스는 물론 옥수수수염차(광동제약), 조지아커피(코카콜라), 아카페라(빙그레), 하늘보리(웅진식품), 아이스티(동서식품), 미초(CJ제일제당), 프렌치카페(남양유업) 등을 생산 중이다. 작년 4월엔 빙그레 ‘내 손안의 콩두유’를 생산하며 국내 최초로 페트병 두유를 선보였다.

효성은 2007년 9월 400억원을 투입해 광혜원공장을 세웠고, 무균 충전 설비 시스템 브랜드인 ‘아셉시스’를 앞세워 음료 제조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아셉시스 시스템’을 활용하면 혼합차, 곡물음료 등 산도가 낮아 유통 과정에서 변질되기 쉬운 음료의 충전을 안전하게 할 수 있으며, 상온 상태에서 음료를 채워 넣기 때문에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창우 효성 패키징사업부문 영업팀장은 “아기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음식의 위생이 중요하다”며 “효성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균 충전시스템과 다층 페트병 생산설비를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국내 최초로 액상분유 생산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무균 충전설비를 갖춘 곳은 국내에 효성과 롯데칠성음료 두 군데”라며 “효성은 음료를 직접 생산해 무균 상태에서 페트병에 충전한 뒤 제품을 생산하고 음료업체들은 레시피를 제공하며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윈-윈’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셉시스 시스템 생산량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08년 1억2000만개에서 지난해 2억7000만개로 늘어났다.

한편 효성은 캔음료가 아닌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된 음료 제품만 생산하고 있다. 생산 제품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페트병 음료만 만든다는 것이다. 효성은 1979년부터 페트병 사업을 시작해 국내시장 1위(점유율 약 30%)를 지키고 있으며, 삼양사가 2위(13.5%)다. 올해 페트병 시장 규모는 46억7만개 정도로 추정되며 8~10% 성장이 예상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