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의 두 강자, 나이키와 아디다스. 런던올림픽은 어떤 브랜드를 웃음짓게 만들까. 올림픽은 스포츠 경기 무대이자 비즈니스의 장이다.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 신고 뛰는 신발에 로고를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포츠 브랜드들이 올림픽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까닭이다.

○대회 후원 vs 스타 마케팅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기 다른 스포츠 마케팅 전략으로 올림픽을 활용하고 있다.

나이키의 스포츠 마케팅은 간접적이다.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스타 플레이어를 개별 후원해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쓴다. 나이키는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육상 스타 마이클 존슨, 매리언 존스, 모리스 그린 등을 후원했다. 기록 단축을 위해 개별 선수들의 신체 특성과 달리는 스타일을 고려한 특수 신발을 제작해 공급했다. 수백만달러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이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의 마케팅 효과에 비교하면 부담 못할 규모는 아니다.

아디다스는 직접적이며 적극적이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쌓인 신뢰도와 인지도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이번 런던올림픽을 거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공식 후원한다. 런던올림픽의 후원사가 되기 위해 1억달러가량의 후원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막대한 비용을 올림픽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월드컵의 큰손 후원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1994년 이후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 공식 후원계약을 맺고 있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공식 후원사든 스타 마케팅이든 궁극적으로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라며 “올림픽, 월드컵 등 주요 행사가 열리는 시기의 유행과 트렌드에 더 잘 적응하는 업체가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계에 부는 지속가능 바람

나이키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지속가능’ 트렌드를 브랜드 마케팅에 접목시켰다. 2010년 시작한 ‘나이키 베터 월드(Nike Better World)’ 캠페인이 그것. 혁신적인 제품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주고,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나이키는 제품개발 과정에 ‘환경 가치’를 접목시켰다. 오래된 신발이나 의류 등에서 원재료를 추출해 새 상품을 만드는 폐쇄형 순환시스템을 구축, ‘플라이니트’와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개발했다.

‘나는 것처럼 가볍다’는 뜻의 플라이니트 기술이 적용된 러닝화는 무게가 밑창을 제외하면 34g, 밑창을 포함해도 160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선보였던 제품보다 19% 가벼워졌다. 미국 육상팀의 새 유니폼인 ‘프로 터보스피드’는 100m 달리기에서 기존 제품보다 0.023초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기능성 의류를 만들 때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녹여서 만든 원사를 사용한다. 기존 폴리에스터로 만들 때에 비해 30% 정도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나이키 측 설명.

○매카트니 디자인으로 감성 마케팅

아디다스는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영국 시장에서 나이키를 따라잡는다는 구상이다. 아디다스는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나이키를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43억파운드(약 7조6600억원) 규모의 영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15%에 그쳐 나이키(19%)에 뒤져 있다. 영국 북부지역과 스코틀랜드에서는 아디다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수도 런던에서는 나이키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디자인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스텔라 매카트니와 손잡고 영국올림픽 대표팀의 유니폼을 선보였다. 매카트니의 영국대표팀 유니폼은 영국 국기인 ‘유니언 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에 첨단 기술력을 결합시켰다는 평이다.

또 아디다스는 런던 지역 청소년들의 스포츠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5개 자치구에 100만파운드를 투자, ‘아디존(adiZone)’을 개장했다. 아디존은 농구, 축구, 테니스, 암벽등반, 체조 및 에어로빅, 수영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지방자치단체, 학교, 지역 스포츠클럽 등에 무료로 개방해 유소년 선수 양성 및 주민 스포츠 활동에 기여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