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사진)은 “전에는 중원 선점을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었지만 사회 양극화 속에선 확실하게 보수나 진보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정당이 지지를 받는다”고 19일 말했다.

정 고문은 이날 당 정치개혁모임이 주최한 대선주자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중도개혁주의라는 당의 강령을 진보적 민주당으로 바꿔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 후 좌클릭으로 간 게 잘못됐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진 이후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국가라는 당의 색깔이 사라진 게 총선 승리를 놓친 이유”라고 지적했다. 12월 대선을 겨냥해 진보적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손학규 상임고문 등이 제시하고 있는 ‘성장론’에 대해 “성장 담론으로는 상대방을 이길 수 없다”며 “성장은 양극화 해소, 경제 민주화, 재벌 개혁 등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목표로 제시할 문제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조만간 결단할 것”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아젠다가 실종된 것을 걱정했고, 이런 차원에서 대선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