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은행인 리소나은행이 ‘엔딩노트(ending note) 위탁업’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엔딩노트는 수명 연장을 위한 치료 여부를 비롯 장례절차와 유산분할 등에 관한 사항을 일기처럼 적은 약식 유언장이다. 법적 구속력은 약하지만 작성하기가 편해 요즘 일본에서 화제가 되는 상품이다.

인터넷 등에 엔딩노트 작성법을 알려주는 강좌까지 여러 개 개설됐을 정도. 리소나은행은 이 노트를 보관했다가 위탁자가 사망하면 미리 지정된 유족에게 전달한다. 노트와 함께 가족사진이나 동영상도 함께 맡아준다. 은행이 사람들의 ‘추억’까지 보관하는 셈이다.

리소나은행은 일본에 홀로 사는 노인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했다. 일본에선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60% 이상이 홀로 살거나 부부만 같이 산다. 전체 인구 대비 고령 인구의 비중도 2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엔딩노트 위탁서비스의 진짜 목적은 노인들의 자산 유치. 일본은 1500조엔에 달하는 개인 금융자산 가운데 75%가량을 ‘65세 이상’이 쥐고 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