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왕년의 꽃미남스타, 안보인다 했더니…송창환, 카페 사장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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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강남8학군 출신.
호기심 삼아 SBS 탤런트 특별채용 오디션에 응시했다가 55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풋풋한 마스크의 소유자 송창환.
1999년 SBS 시트콤 '나어때'로 데뷔해 SBS인기가요 MC, 15개의 CF 출연 등 화려한 활동을 하다 요즘은 활동이 뜸해 궁금함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자신의 카페를 열고 요리하는 남자로 변신한 송창환 씨를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서초동 '에코의 산책'을 찾았다. '브런치 카페'라는 사전정보만을 가지고 서초1동 초등학교 후문뒤를 찾으니 3면이 유리로 된 확트인 카페가 바로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이 막 끝나갈 무렵이라 대부분의 손님들이 식사를 끝내고 자리를 뜨고 있었다.
숨돌릴새 없이 바쁜 점심영업을 끝낸 그는 '9년전 이태리 촬영을 갔을때 분위기있는 노천카페들을 보고 카페 운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해왔다'고 창업의 동기를 밝혔다.
군대를 다녀온후 미래에 대한 구상을 하면서 '서른이 되기전 연예계에서 톱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가 말했던가 '너무 힘들어 그만두려 할때마다 기술을 성공했다'고.
그 또한 드라마를 그만둘까 싶을때 꼭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창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29살 여름 미국을 찾은 그는 습하고 더운 마이애미에서 팥빙수를 팔면 잘되겠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한국인이 차린 팥빙수가게가 이미 있었다. 그런데 웬일. 팥빙수집은 말그대로 파리날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깨달았다 '아 내가 생각하던 것과 현실은 다르구나'.
플로리다에서는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있는 수제버거집을 자주 찾았다.
한국에 돌아온 송창환 씨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먹을 수 있는 걸 팔아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때마침 친한 지인이 서래마을에 수제버거 가게를 냈고 거기에서 정통 미국식 수제버거 만드는 법과 사업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즐겨먹던 맛이라 그는 쉽게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해 낼 수 있었다.
지난해인 2011년 2월 오픈당시엔 미국식으로 단 2종류의 버거만을 내놓았다. 여기에 자신이 원하는 토핑을 추가하는 식이었다.
"미국인들은 만들어진 그대로의 버거를 먹는 일이 별로 없어요. 열에 아홉은 피클 빼달라 양파 빼달라 치즈 넣어달라…이렇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버거를 먹죠. 그런데 4개월 버거를 파는 동안 단 한명의 고객도 토핑을 추가하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아 우리나라 스타일은 다르구나. 쉐프의 선택을 믿고 그가 파는 메뉴를 그대로 선택하는구나를 깨달았죠"라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도 소개했다.
결국 메뉴는 치즈버거, 베이컨버거, 더블치즈버거, 더블베이컨 버거등으로 다양화했다.
'바보같은 CEO'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최고급 재료만 사용해서 만드는 덕분에 현재는 점심시간이면 실내와 테라스 모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송창환 대표가 추천하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더블 아메리칸 치즈에 양송이를 곁들인 버튼 머쉬룸 버거 ▷바삭한 감자칩을 넣어 씹는 재미가 있는 크리스피 칩스 버거 ▷다이어트와 피로회복에 좋은 오미자 에이드 ▷고소한 아몬드의 맛과 향이 돋보이는 아몬트 카페라떼 등이다.
에이드의 재료가 되는 복분자와 오미자는 송 씨의 어머니가 집에서 손수 담궈 숙성시킨 후 카페에서 낸다.
고기가격이 오픈이후 50%가 인상됐지만 그럴때 오히려 송 씨는 버거의 고기 중량을 더 늘리고 가격은 동결시켰다. 개업 초기에는 머핀도 판매했지만 한달이 지나도 썪지않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하고 당장 판매를 중단했다.
송창환 대표의 제1 철학은 '내가 안먹을 음식은 팔지않는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수익 감소를 뻔히 알면서도 최고급 재료만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나라면 이 퀄리티의 버거를 이 가격에 먹고싶은 욕심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라고 밝혔다.
맛있지만 너무 비싸선 안되고 '이정도 가격이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메뉴판 가격에 적시한 것.
보통 브런치카페의 수제버거가 웬만한 메뉴는 1만원대를 훌쩍 넘는데 비해 '에코의 산책' 대표메뉴의 버거가격은 8천원대.
"아침에 가게에 출근해 좋은 고기를 굽고 있자면 내가 느끼는 기분부터 다릅니다. 버거를 먹으면 살이 찐다고? 천만에. 전 버거를 팔면서 즐겨먹은 후 오히려 체중이 줄었어요"
매출에 연연해하지 않고 맛좋고 신선한 버거를 만들자는 고집이 망해가던 가게를 인수해 대박카페로 만든 비결인 듯 보였다.
젊지만 고집있는 철학을 가진 CEO 송창환의 5년후 계획은 무엇일까.
"항상 5년뒤, 10년뒤 내 모습을 계획합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테니까 그땐 지금보다 또 한단계 성장한 사업가로 변신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연기의 길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죠. 연기자에게 은퇴란 없으니까요"
송창환 씨의 '에코의 산책'을 데이트 코스로 활용해보려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주문은 남자가 할 것. 180cm 꽃미남 쉐프의 훈훈한 외모에 여자친구가 시선을 뺏길지도 모르니.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
호기심 삼아 SBS 탤런트 특별채용 오디션에 응시했다가 55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풋풋한 마스크의 소유자 송창환.
1999년 SBS 시트콤 '나어때'로 데뷔해 SBS인기가요 MC, 15개의 CF 출연 등 화려한 활동을 하다 요즘은 활동이 뜸해 궁금함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자신의 카페를 열고 요리하는 남자로 변신한 송창환 씨를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서초동 '에코의 산책'을 찾았다. '브런치 카페'라는 사전정보만을 가지고 서초1동 초등학교 후문뒤를 찾으니 3면이 유리로 된 확트인 카페가 바로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이 막 끝나갈 무렵이라 대부분의 손님들이 식사를 끝내고 자리를 뜨고 있었다.
숨돌릴새 없이 바쁜 점심영업을 끝낸 그는 '9년전 이태리 촬영을 갔을때 분위기있는 노천카페들을 보고 카페 운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해왔다'고 창업의 동기를 밝혔다.
군대를 다녀온후 미래에 대한 구상을 하면서 '서른이 되기전 연예계에서 톱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가 말했던가 '너무 힘들어 그만두려 할때마다 기술을 성공했다'고.
그 또한 드라마를 그만둘까 싶을때 꼭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창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29살 여름 미국을 찾은 그는 습하고 더운 마이애미에서 팥빙수를 팔면 잘되겠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한국인이 차린 팥빙수가게가 이미 있었다. 그런데 웬일. 팥빙수집은 말그대로 파리날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깨달았다 '아 내가 생각하던 것과 현실은 다르구나'.
플로리다에서는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있는 수제버거집을 자주 찾았다.
한국에 돌아온 송창환 씨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먹을 수 있는 걸 팔아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때마침 친한 지인이 서래마을에 수제버거 가게를 냈고 거기에서 정통 미국식 수제버거 만드는 법과 사업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즐겨먹던 맛이라 그는 쉽게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해 낼 수 있었다.
지난해인 2011년 2월 오픈당시엔 미국식으로 단 2종류의 버거만을 내놓았다. 여기에 자신이 원하는 토핑을 추가하는 식이었다.
"미국인들은 만들어진 그대로의 버거를 먹는 일이 별로 없어요. 열에 아홉은 피클 빼달라 양파 빼달라 치즈 넣어달라…이렇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버거를 먹죠. 그런데 4개월 버거를 파는 동안 단 한명의 고객도 토핑을 추가하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아 우리나라 스타일은 다르구나. 쉐프의 선택을 믿고 그가 파는 메뉴를 그대로 선택하는구나를 깨달았죠"라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도 소개했다.
결국 메뉴는 치즈버거, 베이컨버거, 더블치즈버거, 더블베이컨 버거등으로 다양화했다.
'바보같은 CEO'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최고급 재료만 사용해서 만드는 덕분에 현재는 점심시간이면 실내와 테라스 모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송창환 대표가 추천하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더블 아메리칸 치즈에 양송이를 곁들인 버튼 머쉬룸 버거 ▷바삭한 감자칩을 넣어 씹는 재미가 있는 크리스피 칩스 버거 ▷다이어트와 피로회복에 좋은 오미자 에이드 ▷고소한 아몬드의 맛과 향이 돋보이는 아몬트 카페라떼 등이다.
에이드의 재료가 되는 복분자와 오미자는 송 씨의 어머니가 집에서 손수 담궈 숙성시킨 후 카페에서 낸다.
고기가격이 오픈이후 50%가 인상됐지만 그럴때 오히려 송 씨는 버거의 고기 중량을 더 늘리고 가격은 동결시켰다. 개업 초기에는 머핀도 판매했지만 한달이 지나도 썪지않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하고 당장 판매를 중단했다.
송창환 대표의 제1 철학은 '내가 안먹을 음식은 팔지않는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수익 감소를 뻔히 알면서도 최고급 재료만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나라면 이 퀄리티의 버거를 이 가격에 먹고싶은 욕심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라고 밝혔다.
맛있지만 너무 비싸선 안되고 '이정도 가격이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메뉴판 가격에 적시한 것.
보통 브런치카페의 수제버거가 웬만한 메뉴는 1만원대를 훌쩍 넘는데 비해 '에코의 산책' 대표메뉴의 버거가격은 8천원대.
"아침에 가게에 출근해 좋은 고기를 굽고 있자면 내가 느끼는 기분부터 다릅니다. 버거를 먹으면 살이 찐다고? 천만에. 전 버거를 팔면서 즐겨먹은 후 오히려 체중이 줄었어요"
매출에 연연해하지 않고 맛좋고 신선한 버거를 만들자는 고집이 망해가던 가게를 인수해 대박카페로 만든 비결인 듯 보였다.
젊지만 고집있는 철학을 가진 CEO 송창환의 5년후 계획은 무엇일까.
"항상 5년뒤, 10년뒤 내 모습을 계획합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테니까 그땐 지금보다 또 한단계 성장한 사업가로 변신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연기의 길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죠. 연기자에게 은퇴란 없으니까요"
송창환 씨의 '에코의 산책'을 데이트 코스로 활용해보려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주문은 남자가 할 것. 180cm 꽃미남 쉐프의 훈훈한 외모에 여자친구가 시선을 뺏길지도 모르니.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