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세무조사 무마, 워크아웃 조속 결정, 사면 청탁 등 로비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금품 약 47억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 등)로 기소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9)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일부를 14일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인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56)에게서 청탁 및 로비 부탁 등을 받고 현금 등 47억원을 수수했다는 천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천 회장이 공유수면매립분쟁 조정, 세무조사 무마, 금융기관 대출 알선 대가로 이 대표에게서 급여 형식으로 받은 4억원에 대해 “세금을 제외하고 천 회장이 실제 지급받은 금액(2억8000여만원)만이 추징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천 회장의 추징액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원심은 천 회장에 대해 징역 2년과 추징금 32억여원을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같은날 1700억원대 사기 대출을 받고 회사 자금 횡령, 분식회계 등 혐의로 기소된 임병석 C&그룹 회장(51)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혐의 중 그룹 계열사들에 비상장주식 워런트를 부당하게 고가로 매입하게 해 손해를 입게 한 부분에 대해 “손해액을 다시 판단해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단을 내렸다. 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10년 선고를 받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