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에 유럽이 안정세를 찾게 되면 글로벌 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BNY멜론의 사마르짓 샹카(사진) 글로벌마켓 외환전략본부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제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클레이즈증권과 JP모건 등에서 일한 투자전략 전문가다.

샹카 본부장은 “이번 유럽 재정위기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경제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가 미국 등 선진국에 주로 영향을 준 것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은 외국인의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혔지만 근래에는 유입이 아니라 유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주식시장 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자본이 유출되고 있는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양’에서 ‘표범’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무리지어 한 방향을 향해 가는 순한 양과 달리 독립적으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표범처럼 투자 패턴이 불규칙하고 전략보다는 전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안정세를 보이면 장기 추세에 의한 전략적인 투자 패턴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아시아에 대한 투자흐름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샹카 본부장은 “아시아권은 내수가 견조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역내 교역량도 상당하다”며 “유럽 위기가 어느 정도 극복되면 다시 자금 유입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채권·주식분야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아시아를 상당히 좋게 보고 있으며, 이르면 3분기 말부터 이 지역에 대한 자금유입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을 묻자 “1달러당 1120~118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분간 유로화는 구조적인 원인에 의해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샹카 본부장은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정책과 독일 프랑스 등의 국채에 대한 수요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주요 원인이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둔화되면 유로화 수요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