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ㆍ드라마 팔아 해외매출 5년 새 100배…CJ E&M의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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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000억 꾸준한 투자
美·日 등 직배사업으로 전환…영화 매출 1년 새 680% 껑충
美·日 등 직배사업으로 전환…영화 매출 1년 새 680% 껑충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M의 글로벌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1분기에만 영화부문 해외 매출이 전년보다 680% 증가한 80억원을 기록했다. 방송과 음악 등을 포함한 전체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어난 372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2206억원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CJ E&M은 올해 초 한국영화 대작 ‘마이웨이’와 ‘7광구’를 70여개국에 각각 수출했다. 한국영화 수출 국가 수로 최다 기록이다. 3D애니메이션 ‘한반도의 공룡’도 30여개국에 팔았다. 보아를 주인공으로 한 제작비 1700만달러짜리 3D댄스영화 ‘코부’도 미국 영화사와 공동 제작해 내년 초 전 세계에서 상영한다.
수출 규모가 큰 방송 부문은 184% 증가한 18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자체 제작한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는 일본과 미국, 유럽 7개국에 판매됐고 ‘브레인’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10여개국에 팔렸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케이블TV 드라마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5년간 CJ E&M의 글로벌 매출 증가는 100배에 이른다. 2007년 21억원, 2008년 333억원, 2009년 392억원, 2010년 755억원, 2011년 114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2206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성장한 배경에는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붐이 있었지만 업계에서는 CJ그룹의 지속적인 투자가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현 CJ 회장은 1990년대 중반 ‘문화가 국력’이라는 슬로건 아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어 1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영화와 극장 사업에 진출했고 게임업체 넷마블과 케이블방송사 온미디어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투자가 성과로 즉각 나타나지 않아도 단기 수익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두라”고 강조했다.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CJ 부회장은 이런 지침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퀸시 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사업 패턴을 적극적으로 바꾼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영화 부문에서는 단순히 수출하던 것을 미국과 일본 등에서 직배사업으로 전환해 흥행 수익을 가져왔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업체에도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등과의 합작 영화 또한 크게 늘렸다.
방송 사업은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했다. 현지 법인이나 채널을 만들어 이를 거점으로 프로그램 제작 및 송출을 강화했다. 2009년부터 미국 폭스방송사와 제휴해 tvN아시아채널을 싱가포르 등 9개국 200만가구에 제공하면서 한국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엠넷채널을 운영하며 콘텐츠 제작과 수출을 병행하고 있다.
김정아 CJ E&M 영화사업 글로벌 부문장은 “해외 사업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 단계”라며 “해외에 거점을 구축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합작 사업 등 사업 모델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 북미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영화, 방송, 공연 부문에서 성장 발판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프로젝트별로 투자하는 영화는 1~2년 후부터, 플랫폼을 앞세운 방송부문은 3년 후부터 본격적인 수익을 내는데 이 같은 CJ E&M의 해외 사업 매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