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도 미술동네 잔치는 이어진다. 하반기 미술시장의 지형은 국내외 신진, 중견, 원로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품 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은 만큼 그동안 관망하던 컬렉터들이 ‘입질’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화랑가에는 미국 여성 작가 루아즈 부르주아를 비롯해 알렉산더 칼더, 제이슨 마틴, 아이웨이웨이, 더그 에이큰 등 외국 작가들과 김수자 박대성 박영남 황주리 이상남 홍경택 이석주 지석철 씨 등 국내 작가들까지 300여명이 작품을 쏟아낼 예정이다. 메이저 화랑들의 기대를 모은 화가들의 전시회가 이어진다.

국내 최대 화랑인 갤러리현대는 시장 상황을 고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중견·원로·외국 작가 중심의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첫 전시로 12일부터 사간동 본관과 두가헌갤러리에서 재미화가 김원숙 씨의 개인전을 시작한다.

이어 9월에는 설치작가 아이웨이웨이를 비롯해 이승택, 정서영, 시몬 드브뢰 묄러, 리우딩, 루카 브볼리 등이 참여하는 한국·중국·유럽작가 그룹전에 수작 100여점을 선보이고, 11월에는 설치작가 최우람 씨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가나아트갤러리는 국내 30~50대 작가로 승부를 건다. 먼저 추상화가 박영남 씨의 개인전을 내달 1일까지 열고 7월에는 이승일 판화컬렉션전을 마련한다. 또 오수환 씨를 비롯해 정명조, 감남표 씨 등 장흥아틀리에 작가 50여명이 보고전 형식으로 그룹전을 8월에 열어 젊은 작가들의 최근 화풍과 트렌드를 보여 줄 방침이다. 중진 작가 박대성 씨(10월)와 젊은 작가 정해윤 씨(11월)의 개인전도 준비 중이다.

국제갤러리와 PKM갤러리도 작품성과 시장성을 갖춘 국내외 작가들을 하반기 전시에 등용할 방침이다. 국제는 내달 12일부터 한 달간 세계적인 모빌아티스트 알렉산더 콜더의 작품전을 펼친다. 강임윤과 전경 씨의 2인전(8월)을 비롯해 국제적인 명성의 설치가 김수자(9월), 최재은 개인전(10월)을 잇달아 연다.

PKM은 오는 19일부터 내달 20일까지 미국 30대 회화 및 사진작가 헤르난 바스의 개인전을 강남점에서 펼친다. 또 미국 영상사진 작가 더그 에이큰 초대전(8월)과 재미화가 이상남 씨(10월) 개인전도 계획하고 있다. 아트사이드갤러리는 정미연(6월), 장재록 씨(11월) 개인전으로 승부를 건다. 노화랑은 13일 ‘행복한 추억’을 그리는 황주리 씨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석주 한만영 지석철 씨의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학고재화랑은 붉은 색으로 채색한 산수 풍경화로 유명한 이세현 씨의 개인전을 8월부터 두 달간 펼친다. 11월에는 홍콩크리스티 스타 화가 홍경택과 남경민 씨 등 4명이 참여하는 한국회화전을 계획하고 있다. 선화랑은 이정석 개인전(7월), 구자동 초대전(10월), 이춘만 개인전(11월)을 각각 마련한다.

하현정 아트&에셋 대표는 “미술시장이 지난 3년간 심한 가격 조정을 받은 만큼 그동안 작품값이 떨어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술관에도 국내외 대가들의 기획전을 열거나 준비 중이다. 하이라이트 전시는 ‘루브르박물관 한국특별전-신화와 전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30일까지 펼쳐지는 이 전시회에는 19세기 프랑스의 고전주의 화가 앵그르 등 서양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조각, 고대 유물 등 110점이 나와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영국 설치작가 애니쉬 카푸어 개인전(10월)도 기대된다. 카푸어는 동서양 문화의 융합을 통해 명상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작업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초몽환적인 영상 설치작업의 스위스 여성 작가 피필로티 리스트 초대전(7월)도 눈길을 끌 예정이다. 플라토(옛 로댕갤러리)는 6~9월에 1996년 작고한 이래 오히려 더 주목받고 있는 쿠바 출신의 미국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아시아 첫 회고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미술관에서 8월까지 천재 화가 이인성(1912~1950)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펼친다. 과천에서는 한국 원로작가 시리즈의 하나로 1970년대 모노크롬의 회화성를 개척한 하종현 씨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아프가니스탄 소녀를 촬영한 사진으로 유명한 매그넘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의 작품전은 9월12일부터 10월19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을 장식한다. 황금빛 에로티시즘 회화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 전시는 12월 초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