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호동에 사는 대학생 김모씨(22)는 이마트 천호점에서 하던 ‘주말 아르바이트’를 최근 그만뒀다. 그는 학비에 보태기 위해 토·일요일마다 하루 4만2000원(시간당 5100원×8시간)을 받고 점포에서 쇼핑카트 정리하는 일을 했다. 수개월간 일한 ‘주말 일터’를 떠난 이유는 ‘월 2회 일요일 강제 휴무’로 소득이 줄어들어서다. 김씨는 “주말 벌이가 월 33만6000원(8일)에서 25만2000원(6일)으로 25% 줄었다”며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규제로 인한 고용 감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월 2회 휴무, 심야영업 제한(밤 12시~오전 8시) 시행 이후 두 달 동안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만 일자리가 3000개 넘게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이마트의 점포 근무 총 인원이 영업규제 전인 지난 3월 말에 비해 839명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1607명, 롯데마트는 610명 각각 줄었다. 3사 전체 고용 감소 인원은 3056명에 달한다. 홈플러스의 일자리 감소폭이 가장 큰 이유는 24시간 영업을 중단한 점포(70개점)와 휴무 점포(85개점)가 다른 업체보다 많아서다. 이마트는 최근 두 달 동안 3개 점포를 새로 열어 감소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규 개점에 따른 충원을 제외한 기존 점포 감소 인원은 150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줄어든 근무인원은 대부분 파트타임(시간제) 근로자와 주말 아르바이트, 협력업체 판촉사원, 보안·주차 요원 등 파견직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대형마트 점포 인력의 60~80%를 차지한다. 한 인력파견 업체 관계자는 “파견 인원 규모는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매출 감소분만큼 인원도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영업규제 확대 시행으로 휴무 점포 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일자리 감소폭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10일 문을 닫는 대형마트 3사 점포는 전체의 73%인 270곳으로, 지난달 27일(218곳)에 비해 52곳 늘어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