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소득은 2만달러지만 생활 수준은 선진국 수준인 3만달러를 웃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발표한 ‘실질 구매력으로 본 한국의 생활수준’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국내 물가가 선진국에 비해 낮아 똑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2008년 기준 구매력 평가 부문별 생필품 가격을 보면 한국의 의·식·주·복지·문화 소비 가격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분석했다.

의류 및 신발 가격은 OECD 평균을 100으로 할 때 90으로 10% 낮다. 미국(83)보다는 높지만 영국(103)과 일본(154)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식료품 가격은 한국이 OECD 평균보다 3% 높은 반면 주거 비용인 주택 수도 전기 연료비 등은 47% 낮다. 운송 서비스와 자동차 유지관리비 등 교통비도 OECD 평균의 절반 수준(51%)이었다. 의료비도 평균에 비해 48% 낮으며 통신비와 오락 및 문화 관련 비용 등도 24~41%가량 쌌다.

김민영 연구위원은 “실질 구매력으로 볼 때 한국은 이미 선진국에 육박했다”며 “다만 서민생활과 밀접한 고기 채소 등 필수 식료품은 선진국보다 비싸 가격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2778달러로 세계 34위다. 하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3만1714달러로 세계 25위에 올라 있다. 미국 4만8387달러, 영국 3만6090달러, 일본 3만4740달러 등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