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재테크 수익 으뜸은 '북미펀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각종 재테크 상품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것은 북미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였다. 다음으로 자문형 랩 어카운트(자문형 랩), 국내 국고채, 국내 회사채 순이었다.

반면 국내주식 직접투자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쳤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북미펀드 수익률 가장 높아

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투자자들에게 가장 고수익을 안겨준 상품은 평균 6.07%의 수익을 낸 북미펀드(순자산총액 100억원 이상 기준)였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미국그로스’(8.73%),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봉쥬르미국’(6.71%)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증시는 1~5월 중 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펀드는 이 기간에 주가가 30% 이상 급등한 애플 등 미국 대표기업에 집중 투자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북미펀드 다음으로는 자문형 랩이 4.19%의 수익을 거둬 2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이 운용하는 자문형 랩 상품 중 규모가 100억원 이상이고, 운용기간이 6개월 이상 된 42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을 따진 것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소수 종목만 크게 올라 이들 종목에 압축투자한 자문형 랩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자문형 랩 다음으로는 국내 국고채(3.33%)와 국내 회사채(2.50%), 채권형펀드(1.66%)가 뒤를 이었다. 이들 상품은 수익률이 낮은 대신에 손실위험도 적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5월 들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슈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주식 원자재 등 위험자산의 가격이 급락해 이들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분석이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글로벌 헤지펀드 기준)는 1.50%의 수익률을 올려 체면치레를 했다.

◆은행 예금 금리 못 미치는 상품 수두룩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4% 초반에 형성돼 있다. 조사대상 기간 5개월로 환산해 보면 이 기간에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할 경우 1.2% 정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사대상 중 위험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주식·원자재 관련 상품들은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쳤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국내 주식에 직접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률로 가정할 경우 수익률은 0.97%에 그쳤다.

직접투자가 두려워 국내 주식형펀드에 간접투자했다면 아예 평균 1.17%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 투자자 중 그나마 조금이라도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관련 펀드에 돈을 넣은 경우였다.

전체 주식형펀드 중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모두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로 채워졌다.

원자재 관련 상품은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편에 속했다. 원자재 관련 해외펀드의 수익률은 -2.33%로 전체 해외펀드 수익률(0.95%)보다 크게 낮았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으로 원유 직접투자 시 손실은 11.10%에 달했다.

부동산 투자도 별 재미를 못 봤다. 국민은행 아파트지수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전체 아파트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0.70%였고, 서울지역 아파트는 -1.30%였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가 최근 미국 중국 등의 실물경기 둔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가급적 보수적으로 재테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