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김연아, 남수단에 학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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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오 신부 찾아 7000만원 성금
"연아는 어린이들의 희망 전도사, 학교 이름은 '김연아 학교'로…"
원 신부, 아코디언 즉석 연주도
"연아는 어린이들의 희망 전도사, 학교 이름은 '김연아 학교'로…"
원 신부, 아코디언 즉석 연주도
“작년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면서 아프리카 토고에 갔다가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저의 작은 힘이지만 남수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아프리카 남수단에 학교를 지어달라며 7000만원을 쾌척했다. 김 선수는 지난 2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수도회를 찾아 원선오 신부(본명 빈첸초 도나티)와 공고미노 수사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김 선수가 원 신부를 찾게 된 계기는 한 통의 편지였다. “신생 독립국인 남수단의 열악한 상황으로 많은 아이들이 건물도 없이 ‘맨바닥 나무그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100개 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원 신부는 자신의 모금 활동을 알리는 내용의 편지를 평소 가슴에 담아두고 있던 사람들에게 보냈다. 이 편지를 받은 김 선수가 원 신부의 뜻에 동감, 그가 머물고 있는 살레시오수도회를 직접 찾아온 것.
원 신부는 “어느 인터뷰에서 김연아 선수가 어린 시절 미셸콴을 보고 피겨선수로서의 꿈을 키워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금 김 선수는 세계 챔피언이 돼 세상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희망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들에게 삶의 모델이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인 남수단의 어린이들도 멋진 꿈을 꿀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원 신부는 이 자리에서 현재 진선여고에서 교생실습 중인 ‘김연아 선생님’을 격려한다며 아코디언으로 ‘다뉴브 왈츠’ 즉석 연주를 해주고 아프리카 토산품인 파피루스 위에 그린 마리아 그림 1점을 선물했다. 또 앞으로 남수단에 세워질 학교 중 한 곳을 ‘김연아 학교’로 명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고미노 수사는 장차 세워질 학교 현판에 새겨놓겠다며 김 선수에게 사인을 받고, 학교가 완공돼 아이들이 마음놓고 공부하는 때가 오면 남수단을 한번 방문해 달라고 초대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원 신부는 1961년부터 20년간 광주 살레시오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다 1981년 홀연히 아프리카로 떠나 수단 어린이들의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영화 ‘울지마 톤즈’로 유명한 고(故) 이태석 신부와도 각별한 사이로, 남수단에 ‘학교 100개 세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학교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달 7일 귀국해 약 한 달간 모금활동을 벌이고 3일 밤 비행기를 타고 다시 수단으로 향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