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카페베네 등 상장 잇단 연기…IPO시장 외환위기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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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신규상장 10곳 불과
거래소 상장심사 강화
증시 불확실성도 한몫
거래소 상장심사 강화
증시 불확실성도 한몫
▶마켓인사이트 5월31일 오전 9시2분 보도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의 상장 무대인 코스닥시장이 극도로 소외된 데다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서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심사가 강화된 것도 IPO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5월 신규 상장 수 2000년 들어 ‘최저’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유가증권시장 3개, 코스닥시장 7개 등 총 10개다. 이는 거래소가 월별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5월 신규 상장 수 30개와 비교하면 3분의 1에 그쳤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2008년(24개), 2009년(31개) 동기 대비 실적에도 크게 뒤진다. 한 해 상장 수가 11개에 불과했던 1998년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곤 올해가 사상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IPO 업무를 10년 넘게 했지만 올해같이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기존에 상장 주관계약을 맺었던 기업들은 계획을 연기하고 있고, 새로 주관을 맺으려는 기업은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이 IPO가 위축된 것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이 가장 크다. 주식시장이 침체되면 공모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조달하려던 자금 규모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 회피 현상이 만성화되면서 기업들도 코스닥 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된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카페베네, 해태제과 등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IPO 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올해 IPO 최대어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이란제재, 순익 감소 등으로 상장 시기가 당초 상반기에서 3분기로 미뤄지더니 다시 4분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거래소 상장심사 강화… 올해 미승인 5곳
거래소 상장 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도 IPO시장에선 무시 못할 변수다. 경영투명성과 재무안정성뿐 아니라 해당 업황의 사업성까지 질적 요건이 강조되고 있다. 외국기업의 경우 중국고섬 사태 이후 상장 심사 규정을 대폭 강화했고, 국내기업에 대해서도 공모가격을 산정할 때 당국의 사전 모니터링이 깐깐해졌다.
올해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기업은 모두 5곳이다. 지난해 5월까지는 미승인 기업이 2곳에 불과했다. 상장예비심사청구가 올해 5월까지 24건에 불과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세 배에 가까운 62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탈락률’은 더욱 높다.
특히 올 들어선 상장심사에서 업황 전망에 무게를 싣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전기 장비제조업체 1위인 선재하이테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50% 가까이 급증했지만 주요 매출처인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의 불황 영향 등으로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선박 전장품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오리온테크놀리지가 지난달 25일 상장위원회에서 승인되지 않은 주요 이유는 부진한 조선업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폰 힌지를 생산하는 프렉코 역시 업황 성장성에서 인정받지 못해 부적격으로 판정받았다.
이 밖에 장외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덴티움의 경우 내부통제와 해외법인 재무 문제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의 상장 무대인 코스닥시장이 극도로 소외된 데다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서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심사가 강화된 것도 IPO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5월 신규 상장 수 2000년 들어 ‘최저’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유가증권시장 3개, 코스닥시장 7개 등 총 10개다. 이는 거래소가 월별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5월 신규 상장 수 30개와 비교하면 3분의 1에 그쳤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2008년(24개), 2009년(31개) 동기 대비 실적에도 크게 뒤진다. 한 해 상장 수가 11개에 불과했던 1998년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곤 올해가 사상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IPO 업무를 10년 넘게 했지만 올해같이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기존에 상장 주관계약을 맺었던 기업들은 계획을 연기하고 있고, 새로 주관을 맺으려는 기업은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이 IPO가 위축된 것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이 가장 크다. 주식시장이 침체되면 공모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조달하려던 자금 규모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 회피 현상이 만성화되면서 기업들도 코스닥 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된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카페베네, 해태제과 등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IPO 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올해 IPO 최대어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이란제재, 순익 감소 등으로 상장 시기가 당초 상반기에서 3분기로 미뤄지더니 다시 4분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거래소 상장심사 강화… 올해 미승인 5곳
거래소 상장 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도 IPO시장에선 무시 못할 변수다. 경영투명성과 재무안정성뿐 아니라 해당 업황의 사업성까지 질적 요건이 강조되고 있다. 외국기업의 경우 중국고섬 사태 이후 상장 심사 규정을 대폭 강화했고, 국내기업에 대해서도 공모가격을 산정할 때 당국의 사전 모니터링이 깐깐해졌다.
올해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기업은 모두 5곳이다. 지난해 5월까지는 미승인 기업이 2곳에 불과했다. 상장예비심사청구가 올해 5월까지 24건에 불과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세 배에 가까운 62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탈락률’은 더욱 높다.
특히 올 들어선 상장심사에서 업황 전망에 무게를 싣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전기 장비제조업체 1위인 선재하이테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50% 가까이 급증했지만 주요 매출처인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의 불황 영향 등으로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선박 전장품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오리온테크놀리지가 지난달 25일 상장위원회에서 승인되지 않은 주요 이유는 부진한 조선업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폰 힌지를 생산하는 프렉코 역시 업황 성장성에서 인정받지 못해 부적격으로 판정받았다.
이 밖에 장외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덴티움의 경우 내부통제와 해외법인 재무 문제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