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모로CC '공포의 홀'서 살아남을까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이 열리는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의 체리코스 5번홀(파4·473야드)은 국내 남자프로골프대회에서 ‘마(魔)의 홀’로 불린다.

이 홀은 파4홀치고는 길기도 하지만 티잉그라운드 앞에 있는 그늘집을 넘겨 티샷을 해야 한다. 그늘집 때문에 페어웨이가 보이지 않는 데다 페어웨이 좌우측이 모두 OB다.

페어웨이에 안착한다고 해도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우측으로 휘어진 곳에 숨어 있다. 280야드 이상을 날려 페어웨이 왼쪽에 정확하게 떨어뜨려야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40m가 넘는 나무를 넘겨야 한다. 게다가 그린 앞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그린의 굴곡이 심해 ‘레귤러온’을 시킨다고 해도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프로라도 ‘3온1퍼트’가 최고의 공략 루트다.

2009년 1라운드 때 배상문(26)이 두 번째 샷으로 우측 나무를 넘기려다 나무를 맞고 OB가 나 트리플보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배상문은 이 홀 때문에 커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이 홀의 4라운드 평균 스코어는 4.77타다. 지난해 골프 대회가 열린 홀 가운데 오스타CC의 남코스 16번홀(4.83타)에 이어 두 번째 어려운 홀로 꼽혔다. 그동안 6차례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들 사이에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평균 스코어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버디는 단 4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루에 1개 나온 셈이다. 반면 더블보기는 36개, 트리플보기 이상은 17개나 쏟아졌다. 2006년부터 6년간 대회를 치르는 동안 이곳에서 나온 총 버디 수는 46개에 불과하다. 나흘간 대회에서 평균 7.6개의 버디만 허용했으니 한 라운드에 2개도 채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곳을 방문하는 아마추어들은 아예 이 홀을 파5홀로 플레이한다. 내장객의 70% 이상이 ‘더블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한다.

올해로 7회째인 메리츠솔모로오픈은 31일 막을 올린다. 디펜딩 챔피언 강경남(29)과 상금랭킹 2위 박상현(29), 홍순상(32), 김대현(24) 등이 출전해 우승 경쟁을 펼친다. 앞서 열린 발렌타인챔피언십, GS칼텍스매경오픈, SK텔레콤오픈 등은 유러피언투어 또는 원아시아투어 등과 공동으로 열렸으나 이 대회는 순수 코리안투어로 개최되는 시즌 첫 대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