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8일 오전 7시12분 보도


영풍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알란텀이 6개월 사이에 세 번째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운영자금 조달 차원이지만, 유상증자 과정에서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사진)과 장남인 최내현 씨가 지분을 확대하고 있어 공동경영 체제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란텀은 최근 운영자금 1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 20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알란텀은 올 2월과 지난해 11월에도 각각 이번과 같은 규모, 같은 방식의 증자를 진행했다.

알란텀은 2008년 8월 고려아연과 코리아니켈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지난해 매출 115억원에 영업손실 154억원을 냈다. 운영자금 조달 차원에서 증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것은 최 명예회장 부자가 알란텀의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유상증자 때 고려아연과 코리아니켈은 전량 실권했다. 실권주는 최 명예회장 부자가 전량 인수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최 명예회장 부자는 실권주를 대부분 인수해 지분을 늘렸다.

이에 따라 알란텀 출범 당시 각각 47.6%의 지분을 갖고 있던 고려아연과 코리아니켈의 지분율이 28.7%와 30.9%로 낮아졌다. 반면 최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설립 초기 0%에서 13.91%로, 내현씨는 0.95%에서 20.5%로 증가했다.

영풍그룹은 1945년 고(故) 장병희 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이 공동설립한 영풍기업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2세인 장형진 영풍 회장과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도 영풍그룹을 함께 경영하고 있다. 두 집안은 고려아연 코리아니켈 영풍 등 대부분 계열사의 지분을 비슷하게 나눠 갖고 있으며 별다른 잡음도 내지 않아 모범적인 공동경영 사례로 꼽힌다. 고려아연의 최 명예회장은 최 회장의 형이다.

알란텀의 지분을 최 명예회장 부자가 몰아가고 있어 그룹 분리나 그룹 승계 등을 앞둔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