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연휴 ‘악재’를 뚫고 이날 15억3000만원의 매출로 ‘대박’을 터뜨렸다. 창사기념 행사를 했던 지난 20일(14억1100만원)보다 8.4% 많았다.
이처럼 이 점포가 ‘횡재’를 한 것은 서초구가 시행하는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가 첫 적용되면서 인근 경쟁점포인 이마트 양재점과 코스트코 양재점이 휴무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시행하는 대형 유통업체 강제휴무 조치에 따라 이날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휴점했다. 이마트 143곳 중 79곳, 홈플러스 129곳 중 85곳, 롯데마트 96곳 중 52곳이 문을 닫았다.
지자체의 영업규제에도 불구하고 하나로클럽이 문을 연 것은 ‘농·수·축산물 판매 비중이 51%를 넘으면 강제휴무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법규(지난해 말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경쟁점의 휴점으로 손님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전 직원이 출근하다시피 했다. 매출 기대감이 컸던 것이다.
하나로클럽 양재점 관계자는 “솔직히 지난 27일 매출을 20억원까지도 기대했다”며 “기대치보다 적어 실망스러운 실적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다른 대형마트는 다 쉬는데 이렇게 매주 일요일마다 출근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하나로클럽이 ‘실망 아닌 실망’을 하는 사이 ‘진짜 실망’을 하는 이들은 따로 있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다. 절반 이상의 대형마트가 휴점했음에도 재래시장 상인들은 여전히 웃지 못했다. 양재역 주변에 있는 양재시장 상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형마트 대신 선뜻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영업시간을 규제해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당초 취지가 시간이 갈수록 겉돌고 있다. 그러는 사이 피해를 보는 것은 매번 휴무인 줄도 모르고 점포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소비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희은 생활경제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