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맛있습니다. 치킨 맛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는데 정말 다르더라고요. 그 맛에 반해서 이 브랜드로 결정한 겁니다.” 서울 신림동 녹두거리에서 ‘감자자루치킨’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봉수 사장(33·사진). 대학 캠퍼스에 더 잘 어울릴 법한 앳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식당 주방에서 5년간 경력을 쌓으면서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해온 청년 사업가다.

업종을 치킨으로 정하자마자 맛있다는 치킨집은 발품을 팔아 찾아다녔다. 이 사장을 사로잡은 메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감자자루치킨’이 내놓은 ‘쌈싸먹계’다. 오븐으로 구워낸 닭 순살을 야채와 함께 싸서 쌈장에 찍어먹는 치킨 쌈요리다. 기름기는 쏙 빠지고 육즙은 살아 있어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쌈무와 야채, 쌈장을 곁들여 치킨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식감과 풍미가 배가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창업에 착수해 오픈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딱 두 달. 점포 상권분석과 인테리어는 가맹본사의 도움을 받았다.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점포의 크기는 109㎡(33평)로 20명 단체손님을 받아도 거뜬할 만큼 널찍하다. 창업비용은 인테리어와 시설비(9000만원), 보증금(5000만원), 권리금(6000만원) 등 모두 2억원 정도 들었다. 월세는 200만원 수준.

카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더니 2030세대 연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대학가라는 입지 특성상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주 고객이지만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중년 남성과 주부들, 가족단위 손님들도 부쩍 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후 4시에서 새벽 4시까지로 꼬박 12시간 문을 연다. 저녁 식사하러 오는 손님에서부터 야참 먹으러 오는 손님, 새벽에 맥주 한잔 하러 오는 손님에 이르기까지 고객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직원은 주방 2명, 홀 3명 등 총 5명이 일하고 있고 배달은 하지 않는다.

하루 평균 테이블 회전율은 평일 3회, 주말 4회 정도다. 지난달 19일 개점한 이후 한 달 동안 3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건비, 재료비, 공과금, 월세 등을 뺀 순이익은 1400만원에 이른다. 외식업은 입소문이 나고 단골이 생기기까지 시간이 걸려 처음 한두 달은 순익을 내기가 힘든데, 개점 초기 장사치고는 좋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이런 성과는 이 사장이 준비된 창업자였기에 가능했다. 외식업소 근무를 통해 소비자들의 생리를 체득했고, 그런 경험이 브랜드 선택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에 의존하지 않고 수십 곳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직접 발로 뛰며 비교 분석했다. 여성이 구매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감안, 여성의 기호와 식성에 맞춰 메뉴를 구성했다.

“제 경험에 비춰 여성 손님들이 많아지면 남자분들도 함께 늘어납니다. 샐러드와 여러 메뉴에 들어가는 야채들은 번거롭더라도 그날 그날 하루 분량씩만 사서 내놓아야 합니다. 신선도를 유지해야 여성 손님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까요.” (02)943-5645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