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2 KDB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조재홍 KDB생명 사장은 김수영 재무설계사(FP)와 손을 맞잡고 높이 쳐들었다. 최고로 영예로운 FP 챔피언 수상에 대한 답례였다. 김수영 설계사는 이날 상을 받은 424명 가운데서도 가장 탁월한 실적을 올렸다.

그는 어떻게 영업을 했을까. 김 설계사는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적 감정에 주목한 결과라고 말했다.

“낚시 문자를 몇 번 던져보고 고객들의 반응을 떠보는 식의 영업은 하지 않습니다. 직접 고객을 찾아가 인간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죠.”

실제로 그는 고객 생일이나 창립기념일 등 기념일에 꽃바구니를 보내지 않는다. 대신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고객의 사무실을 방문해 꽃병에 꽃을 꽂아준다. 김 설계사는 수십 송이의 장미꽃이 모두 시들 때까지 그의 개인 비서와 함께 꽃병의 물을 바꿔주고 시든 꽃잎을 떼어주며 20여일간 지극 정성으로 돌본다. 자신이 돌본 것은 몇 송이의 장미꽃이 아니라 고객의 감동과 신뢰를 키우는 작업이라고 했다.

쑥스러울 법도 하지만 김 설계사는 이 같은 일에 대해 당당하다고 말한다.

“한번 인연을 맺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처음 인연을 쉽게 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디지털 세대라고 하지만 저는 아날로그를 좋아해요. 고객들이 사람 냄새가 난다며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요.”

김 설계사의 아날로그적 접근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일이 다 찾지 못하는 고객에게 손글씨로 편지를 써 진심을 전달한다. 주변에선 “좀 촌스러운 행동”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는 정성을 담아 고객에게 다가가는 지금의 모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김 설계사는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돈이 많은 자산가 고객들이 참으로 부지런하다는 점을 알고 크게 깨달은 적이 있다”며 “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부유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열정을 다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설계사가 배운 부지런함은 고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그는 “고객들로부터 배운 부지런함을 몸소 실천하면 고객들이 그 모습에서 감동을 얻는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고객들이 더 큰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고 또 본받겠다는 분도 더러 계신다”고 전했다.

연도대상 수상자들은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 크루즈, 호주 시드니, 괌 등에서 4박5일간 관광을 즐겼다. 최고 영예의 상을 받은 김 설계사도 관광에 참여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만족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