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4월 19일 발표한 ‘201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배우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4.7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결혼 쌍으로 보면 지난해 1000쌍당 9.4쌍이 이혼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혼율이 낮아진 이유로 나아지고 있는 경제 상황과 늦어진 초혼 연령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 유배우 인구의 1000명당 이혼 건수는 2001년 5.9건을 기록한 뒤 신용카드 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엔 7.2건으로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9년에 5.65건으로 올랐다가 최근 다시 낮아진 것이다.
통계청 조사 시작한 2001년 이후 최저치
초혼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도 이혼율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지난해 전체 혼인은 32만9100건으로 전년 대비 3000건(0.9%) 불어났는데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1.9세, 여성 29.1세로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다. 남성 혼인 연령층은 30대 초반(30~34세)이 37.5%로 가장 많았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의 형남규 이사는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늦게 결혼한 사람들이 이혼 결정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혼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이혼율이 가장 높았던 35세에서 44세 사이의 이혼율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전체 이혼 건수 중 16.3%를 차지한 35~39세 이혼율은 전년보다 1.6% 포인트, 19.3%인 40~44세 이혼율은 0.7% 포인트 각각 줄었다.
2008년부터 도입된 이혼숙려제도의 영향도 컸다. 이른바 ‘홧김 이혼’을 막기 위해 법원이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에게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는 제도다. 자녀가 없거나 성년인 자녀만 있을 때는 1개월, 미성년인 자녀가 있을 때는 3개월의 숙려 기간을 준다. 모든 연령층에서 이혼이 줄었지만 남녀 모두 50대 이상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50~54세 남성의 이혼 건수는 1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고 55세 이상 남성 이혼 건수도 1만8200건으로 0.8% 증가했다. 50~54세 이상 여성의 이혼 건수는 1만2500건으로 전년 대비 0.8% 늘었고 55세 이상도 1만 건으로 0.8% 증가했다.
결혼 생활 기간을 의미하는 혼인 지속 기간을 5년 단위로 살펴봐도 전체 이혼 건수 중에서 15년 이상 된 부부의 비중이 199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년 미만 된 부부의 이혼 비중은 1990년 39.5%에서 지난해 26.9%로 낮아졌고 ▷5~9년은 29.2%에서 19.0%로 ▷10~14년은 18.2에서 15.2%로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15~19년 된 부부의 이혼 비중은 7.9%에서 14.2%로 치솟았으며 20년 이상 된 부부는 5.2%에서 24.8%로 급등했다. 서 과장은 “기대 수명이 늘어난 데다 여성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진 것이 고연령층 이혼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연상인 초혼 부부의 비중은 15.3%에 이른다. 10년 전 11.3%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편 여성 연상 커플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결혼 시기를 미루는 만혼(晩婚) 풍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상 여성과 결혼한 초혼 남성은 3만9500명으로, 전체 결혼의 15.3%를 차지했다. 연상 여성과 결혼하는 남성은 2001년 11.3%에서 2006년 12.8%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7년 13%를 돌파하면서 2011년 15.3%로 급증했다. 통계청은 여성 연상 커플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결혼 시기를 미루는 만혼(晩婚) 풍조가 확산되는 점을 꼽았다.
박신영 한국경제 경제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