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축제 때 만취하는 학생 있나? … 대학가 절주 바람 확산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대학생들의 자성 노력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들의 지나친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대학 내 음주로 매년 2˜3명의 대학생이 사망했다. 2007년 3명, 2008년 3명, 2009년 2명, 2010년 2명씩이다. 대학 내 음주사고는 주로 MT나 신입생 환영회,˙축제 기간 중 일어났다.

5월 들어 많은 대학들이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대학 축제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주점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09년 5월에는 축제 중 교내 주점에서 과음한 대학생 2명이 강물에 빠져 익사했다. 2010년 5월에는 축제 기간 중 술에 취한 한 학생이 건물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봄 축제인 대동제가 시작된 22일 찾은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학생들의 숨을 헐떡이게 만든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헐떡 고개’를 오르자 몇몇 학생들이 무알콜 칵테일을 판매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펭귄 옷을 온 몸에 덮어 쓴 대학생이 칵테일을 권했다. 받아 든 종이컵에 ''술잔은 내리고 건강은 올리고' 문구가 적혀있다. 이들은 대한보건협회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활동하는 대학생 절주 동아리 ‘경희주도(酒道)’소속 학생들이다.

경희대 학생인 김범수 씨(26)는 “축제를 앞두고 학교 곳곳에 절주를 권고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건 동아리가 있어 뭐하는 동아리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경희주도 소속인 이지원 씨(22)는 “올바른 대학 음주문화는 술을 금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술을 절제하는 것” 이라며 “올바른 절주 문화를 위해 경희주도와 함께 할 것”을 권했다.
“아직도 축제 때 만취하는 학생 있나? … 대학가 절주 바람 확산

경희주도처럼 대한보건협회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고 있는 절주 동아리는 전국에 60여개에 달한다. 캠퍼스 내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 및 음주 폐해 예방, 더 나아가 대학의 건전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 및 제도 마련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5년 나주 동신대와 중앙대 등에서 처음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대학 내 음주문화 개선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절주동아리 활동 성과 내역을 살펴보면 △캠퍼스 학칙(규칙) 개정 6개 대학 △교내 음주 제한 장소 지정 10개 대학 △술 없는 OT 진행 18개 대학 △ 교내 중앙동아리 승격 15개 대학 △교내 음주 예방 교육 의무화 대학 7개 대학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한 홍보 및 캠페인·교육활동 등 다양하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절주 동아리들은 지역 사회 및 교수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대부분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보건협회 황유경 연구원은 “절주동아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는 동아리로 연말 실적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상이 수여된다” 며 “그만큼 학생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주 동아리는 매년 초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모집한다. 신청서가 접수된 대학에 한해 2차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심사 후 선발 된 절주동아리는 2박3일의 사업 설명회 및 리더 교육을 받고, 동아리 활동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활동하게 된다. 더 자세한 정보는 절주동아리 홈페이지(http://www.kpha.or.kr/club/)에서 참고할 수 있다.

한경닷컴 이환주 인턴기자 hw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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