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장남' 조현준 지분 확대…7.21% 확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마켓인사이트 5월23일 오후 4시1분 보도
“장남에게 경영권? 글쎄, 그건 민감한 문제라….”
지난 1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자와 만난 조석래 효성 회장은 유독 후계구도와 관련된 대목에서 말을 아꼈다. 그러나 올 들어 조현준 효성 사장이 지분을 늘려가 장남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 밑그림이 그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조 사장은 최근 (주)효성 주식 3만2000주를 매입, 지분율이 종전 7.13%에서 7.21%(253만2925주)로 올라갔다. 조 사장이 올 들어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의 지분율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6.94%로 3형제 중 가장 낮았으나 이제는 차남인 조현문 부사장(7.18%)보다 높다.
3형제 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사람은 여전히 막내인 조현상 부사장(7.79%)이다.그는 지난해 효성 주식이 13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하락했을 때 93억원가량을 들여 13만8000여주를 매입한 뒤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효성 관계자는 “조 사장의 이번 지분 매입도 저가라고 판단해 사들인 것으로 안다”며 “3형제의 지분율이 모두 7%대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분확대 뿐만 아니라 활동 영역도 넓히고 있다. (주)효성, 노틸러스효성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조 사장은 올해 3월 효성캐피탈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효성캐피탈은 그룹 내 유일한 금융회사인 만큼 전 계열사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동생인 조현문 부사장은 더클래스효성을 비롯해 노틸러스효성,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6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효성은 3월 원세현 전 삼성물산 부사장을 신임 무역PG장(사장)으로 영입했다. 그간 조 사장은 섬유·무역PG장, 조현문 부사장은 중공업PG장, 조현상 부사장은 산업자재PG장을 나눠 맡아왔다. 무역PG장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긴 것은 조 사장이 그룹 사업을 총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정현/정성택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