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이크어위시’ 손병옥 부이사장 “아주 특별한 소원이 기적을 이루어 냅니다”
[김경은 기자] “어제도 아팠고, 오늘도 아프고, 내일도 그러기만 한 내 일상 속에서 희망을 잃어갈 때 제가 뭔가를 조심스레 원해봤는데 이루어지다니 정말 기쁩니다.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메이크어위시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위시키드 왕준혁)”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아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착한 재단 ‘메이크어위시(Make a wish)’. 오랜 투병 생활로 지쳐있는 환아들의 마음속 소원을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며,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재단이다. 1980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현재 36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재단인 것.

5월2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 클럽에서 열린 ‘난치병 어린이 돕기 자선 골프대회’에서 메이크어위시 손병옥(푸르덴셜생명 대표) 부이사장을 만났다.

“제일 처음 한국에 메이크어위시 재단을 설립한 곳이 푸르덴셜생명이에요. 재단 설립은 2001년 일본의 푸르덴셜생명으로부터 부탁을 받으면서 시작되었어요.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이 소원인 국내의 한 환아가 미국의 메이크어위시 재단에 소원 신청을 했죠. 지역 단위로 활동하는 재단 특성상 그 아이의 소원은 일본의 메이크어위시 재단으로 넘어갔고 일본 측에서 우리 회사에 부탁을 해왔어요. 당시 우리나라에는 재단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때 국내 환아들을 위해 재단 설립이 필요함을 느끼고 바로 국내 도입을 시도했죠”

기업의 이윤 창출과 사회 환원은 함께 이루어져야

푸르덴셜생명의 창업 이념은 ‘인간 사랑, 가족 사랑’이다. 현재 한국 메이크어위시의 후원사로써 기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사회 공헌 재단을 설립하여 조혈모세포 운동, 전국 중, 고생 자원봉사 대회 등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며 몸소 창업 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난치병 어린이는 보험업에서 꽤 중요한 부분일 것. 특히 생명 보험사이기 때문에 중대 질병에 대한 보장이 강해 난치병 환아들과 많은 관련이 있을 터. 난치병 어린이에 대한 보험 운용과 자선 사업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없을까? “기업의 제일 큰 목적은 이윤 창출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사회 환원도 이루어져야 하죠.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아름다운 일에 참여하고 있어요”

‘위시키드’ 즉 소원을 신청한 환아들의 소원 유형은 4가지로 추릴 수 있다. “갖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만나고 싶어요”로 수많은 위시키드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IT를 활용해 아픈 아이들을 돕고 싶은 꿈을 품고 있던 위시키드를 실제로 ‘빌게이츠’와 만나게 해주고, 외교관이 꿈인 아이와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만남을 주선시켰다.

“정말 절실한 소원을 성취했을 때 느끼는 강렬한 행복감은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에요. 실제로 완치되는 경우도 있죠. 모든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저희는 한정된 비용으로 감당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더욱 절실한 위시키드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하죠. 전문 위시 리더들이 환아들을 수차례 인터뷰하면서 선정하게 돼요”

완치된 이후 재단에서 봉사하는 위시키드들도 있어

위시키드들은 보통 병원을 통해 재단을 접하게 된다. 더욱 많은 환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손 대표. “저희는 오늘 골프 대회 같은 행사들을 통해 저희 단체를 알려요. 오늘 참여하신 분들이 재단의 취지와 활동들을 아시고 지인들에게 추천해주시죠. 입소문을 통해 재단이 알려지고 있어요”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이 착한 재단을 더욱 홍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돈을 들여 선전하고 홍보하는 것보다 저희의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지길 바라요. 저희가 하는 일은 돈만 많아도 안 되고, 위시키드만 많아도 힘들어요. 수요와 공급을 잘 조절해야 하죠. 조절을 잘 못 하면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되기 때문에 저희의 여력에 맞게 일이 진행되어야 해요”

이번에 열린 골프 자선 대회에는 총 143명이 참여하여 2억 5,000만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1인당 100만 원의 기부금을 내고 4명이 한 명의 환아의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인 것. “백만 원이라는 돈이 적은 금액이 아니에요. 하지만 이렇게 여기까지 와주셔서 기부금을 내주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하죠. 큰 기업에서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것도 감사하지만 오늘처럼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모여 좋은 일을 하는 것도 매우 값지죠”

손 대표는 덧붙여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은 참 아름다운 일이잖아요. 이 일을 통해 투병생활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난치병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더 큰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요”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수많은 소원을 들어주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위시키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손 대표는 눈물을 글썽이며 바로 답했다. “책을 출판하는 것이 소원인 아이가 있었어요. 하지만 책 출판 하루 전날 아이가 사망했어요. 결국 영정 앞에 책을 놓게 되었죠. 우리가 조금만 더욱 서둘렀다면, 하루만 빨리 책을 출판했다면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마음에 많이 남아 있는 아이죠”

기적을 일으키는 아주 특별한 소원. 그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사랑으로 세상을 품는 메이크어위시와 손 대표. 그들과 함께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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