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대장암·간암 등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3대 암’ 중 간암의 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이 1.88%로 가장 높았다. 또 3대 암 수술 사망률 평가 결과 주요 대형병원이 1등급(최우수)을 받았지만 상위 5대 병원(빅5) 중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 위암 수술에서 2등급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22일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사망률’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사망률 공개는 이번이 처음으로 2010년에 한 번이라도 3대 암을 수술해본 의료기관 302곳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암 종류별 사망률은 간암이 1.88%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장암(1.63%), 위암(0.92%) 순이었다. 간암 사망률이 위암의 두 배에 달했다. 위암·대장암·간암은 증세가 가벼운 갑상샘암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200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발병률은 위암 44.8명, 대장암 37.3명, 간암 23.9명이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 질환인데다 의료기관에 따라 진료 결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수술 사망률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특히 의료기관을 1등급과 2등급으로 나눠 공개했다. 1등급은 수술을 가장 잘하는 병원으로 위암 93개, 대장암 122개, 간암 56개였다. 연간 수술 건수가 10건 미만인 의료기관은 등급산정에서 제외했다. 또 중환자가 많은 병원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병원별로 환자 상태를 고려했다.

위암·대장암·간암 모두 1등급 판정을 받은 의료기관은 전체의 16.9%인 51개였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 5’로 불리는 대형병원 중 4곳과 주요 대학병원들이 1등급을 휩쓸었다. 하지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위암 부문에서 1등급에 들지 못했다. 2010년 1105건의 위암 수술 중 12명이 수술 후 30일 내 또는 입원 중 사망해 사망률이 1%를 넘은 탓이다.

세브란스 측은 평가 결과를 건네받고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세브란스병원엔 25년간 8000건의 위암 수술로 세계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노성훈 교수가 있다. 세브란스 관계자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포기한 환자와 암 재발로 재수술을 받은 환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병원은 위암 수술 후 곧바로 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우리는 내과 진료로 이관되면서 퇴원시점이 늦어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1등급 병원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3대 암 모두 1등급을 받은 병원 중 서울·경기·인천지역 비중이 32곳(62.7%)에 달했다. 반면 광주·전남과 충북, 제주지역 병원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의료기관별 편차도 뚜렷했다. 상급종합병원(100병상 이상, 진료과목 20개 이상) 44곳 중 3대 암 모두 1등급을 받은 병원은 34곳으로 77.3%나 됐다. 반면 종합병원(100병상 이상)의 경우 193곳 중 17곳(8.8%)에 불과했다. 중소형 병원이나 의원급은 한 곳도 없었다.

의료기관별 암 수술 건수도 큰 차이를 보였다. 수술 건수가 연간 10건 미만인 의료기관이 위암의 경우 51.6%, 대장암 52.6%, 간암 46.1%에 달했다. 병원별 사망률과 등급 평가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23일 공개된다.

주용석/이준혁 기자 hohoboy@hankyung.com